오늘은 많은 불자들이 좋아하시는 ‘부처님 오신 날’입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불교를 홀대한다는 비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고 오늘 한 경기지역 언론사 기자분이 제게 물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불교를 홀대하는 게 아니라 <생명을 홀대>하는 게 아닐까요?
미물의 생명까지도 소중히 여기라는 부처님 말씀과는 달리 4대강 공사가 온 나라를 뒤덮고 강에 사는 물고기, 풀, 곤충, 보이지 않는 많은 생명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4대강 공사는 사람도 위협하고 있습니다. 식수원이 오염되는 건 물론이고 우리 경제를 어렵게 할 것입니다.
우선, 지금 수도권은 집값 폭락, 소위 ‘버블붕괴’의 위험을 경고하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뉴타운’의 역풍이 불까봐 걱정됩니다. 앞으로 4년간 30조에 달하는 토목공사가 진행되면 부동산 투자역량과 가용재원을 쓸어가 버릴 것입니다. 가계부채의 대부분은 부동산 담보대출인데, 이런 현실에서 집값 불안정은 국민경제의 위기를 부를 수 있습니다.
둘째, 2년 전 미국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에 이어 다시 유럽 각국의 재정위기가 불러오는 국제경제의 위기가 진행 중입니다. 지금은 다가올 위기를 견뎌낼 국가의 재정여력이 절실합니다. 부자감세로 재정수입이 축소되었는데, 대규모 토목공사를 또 벌이면 그 재정압박은 국민경제의 안전판을 무너뜨릴 것입니다.
이렇게 가다간 제2의 IMF가 올 수 있습니다.
4대강 공사는 강을 죽이고, 강 속의 생명을 죽이고, 강 바깥의 생명도 죽일 것입니다.
사람의 건강을 죽이고, 사람의 경제를 죽일 것입니다.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손 모아 빕니다. 생명을 살리는 정치를 해야 합니다. 사람을 살리는 경제를 해야 합니다. 4대강 공사를 막아내겠습니다. 실개천, 지류하천을 살리겠습니다.
이명박 대통령님께 말씀드립니다.
4대강 사업을 잠정중단하고 공사현장을 수습한 후 국민과 대화합시다.
부디, 다시 검토합시다. 생명을 살려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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