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다수의 고교생과 맞닥들여
내 할 말 다한 적이 딱 두 번 있었습니다
한 번은 강변역 테크노마트가 처음 생겼을 때 입니다
당시 사귀던 여자친구와 영화를 보고(혹은 영화를 보러)
9층-10층 계단을 거닐 떄 였는데
그 때만 하더라도 그 건물이 처음 생길 때라
계단에서 단속이 좀 루즈 했다고나 할까요
어떤 고교생들이 많이 있었지만
처음부터 기선을 제압하였습니다
고교시절을 회상하자면 일렬로 세워놓고
싸대기를 날렸어야 하나 그것도 순간적으로 확실하게 자신이 서지 않았고
(그 때는 물론 육체적인 자신도 지금에 비하여 조금 더 있었겠지만)
그것보다는 이렇게 그냥 지나가면 안된다는 마음이 더 컸던 것 같은 마음일까요
말로 기선을 제압해서 여자친구에게 보이기 위한, 도 아니고
내 스스로에게의 만족도 아니었고,
엉겹결에 나의 세대로서의 할 일을 충분히 했다고 할 만큼
그 젊은 사람들과 대화를 했던 기억이 납니다
두 번째는
우리 아파트 바로 앞 놀이터에서의 학생들이었습니다
저는 돌도 되지 않은 제 딸은 업고 산책 중 이었지요
결국 그 딸을 업고서 산책 중에 짜증나다 못하여
그림도 안나오는 상황에서 그 들에게 일장연설을 하며
참 웃기게 그 상황을 마무리 했습니다
만약
거기서 제게 달려드는 놈이 있었다면
저도 평소와는 달랐겠지요
왜 이렇게 서로가 씹고 욕하고
이렇게 되었을까요
참 답답할 따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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