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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은 나혼자가아니다.
자유게시판 > 상세보기 | 2010-05-17 10:44:34
추천수 0
조회수   1,225

제목

이 세상은 나혼자가아니다.

글쓴이

강지성 [가입일자 : 2007-12-05]
내용
Related Link: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0/05/17/2010051700080.html

"앉은 자리에서 일어나렴."



지난달 초 서울 서초동 법원청사 소년법정. 서울 도심에서 친구들과 함께 오토바이 등을 훔쳐 달아난 혐의로 피고인석에 앉은 A양(16)에게 서울가정법원 김귀옥(47) 부장판사가 다정한 목소리로 말했다.



무거운 보호 처분을 예상하고 어깨를 잔뜩 움츠리고 있던 A양이 쭈뼛쭈뼛 일어나자 김 부장판사가 다시 말했다. "자, 날 따라서 힘차게 외쳐 봐. 나는 세상에서 가장 멋지게 생겼다."



예상치 못한 재판장의 요구에 잠시 머뭇거리던 A양이 나직하게 "나는 세상에서…"라며 입을 뗐다.



김 부장판사는 "내 말을 크게 따라 하라"고 했다.



"나는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 나는 이 세상에 두려울 게 없다. 이 세상은 나 혼자가 아니다."



큰 목소리로 따라 하던 A양은 "이 세상은 나 혼자가 아니다"고 외칠 때 참았던 울음을 터뜨렸다.



법정에 있던 A양 어머니도 함께 울었고, 재판 진행을 돕던 참여관·실무관·법정 경위의 눈시울도 빨개졌다.



A양은 작년 가을부터 14건의 절도·폭행을 저질러 이미 한 차례 소년 법정에 섰던 전력이 있었다.



법대로 한다면 '소년보호시설 감호위탁' 같은 무거운 보호 처분을 받을 수 있는 상황. 그러나 김 부장판사는 이날 A양에게 아무 처분도 내리지 않는 불(不)처분 결정을 내렸다. 그가 내린 처분은 '법정에서 일어나 외치기'뿐이었다.



그가 이런 결정을 내린 건 A양이 범행에 빠져든 사정을 감안했기 때문이다. 작년 초까지만 해도 반에서 상위권 성적을 유지하던 A양은 간호사를 꿈꾸던 발랄한 학생이었다. 그러나 작년 초 남학생 여러명에게 끌려가 집단폭행을 당하면서 삶이 바뀌었다. A양은 당시 후유증으로 병원 치료를 받았고, 충격을 받은 어머니는 신체 일부가 마비되기까지 했다. 죄책감에 시달리던 A양은 학교에서 겉돌았고, 비행 청소년과 어울리면서 범행을 저지르기 시작한 것이다.



김 부장판사는 법정에서 말했다.



"이 아이는 가해자로 재판에 왔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삶이 망가진 것을 알면 누가 가해자라고 쉽사리 말하겠어요? 아이의 잘못이 있다면 자존감을 잃어버린 겁니다. 그러니 스스로 자존감을 찾게 하는 처분을 내려야지요."



눈시울이 붉어진 김 부장판사는 눈물범벅이 된 A양을 법대(法臺) 앞으로 불러세웠다.



"이 세상에서 누가 제일 중요할까. 그건 바로 너야. 그 사실만 잊지 않으면 돼. 그러면 지금처럼 힘든 일도 이겨낼 수 있을 거야."



그러고는 두 손을 쭉 뻗어 A양의 손을 꽉 잡았다. "마음 같아선 꼭 안아주고 싶은데, 우리 사이를 법대가 가로막고 있어 이 정도밖에 못 해주겠구나."



이 재판은 비공개로 열렸지만 서울가정법원 내에서 화제가 되면서 뒤늦게 알려졌다.



세상은 좋은사람들이 더 많다는걸 확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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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범 2010-05-17 10:46:41
답글

참으로~~<br />
<br />
따뜻하고 아름답네요~~<br />
<br />

김진우 2010-05-17 10:47:54
답글

참 훈훈한 이야기네요.<br />
제가 만약 법관으로서 그 자리에 있엇으면 그렇게 했을까 생각해보니,....<br />
그 법관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주세봉 2010-05-17 10:50:19
답글

이거 소설 아니겠죵?..ㅎ

최준 2010-05-17 10:52:25
답글

제가 아직 이 나라를 못떠나는이유중 하나네요....

translator@hanafos.com 2010-05-17 10:53:32
답글

제 눈에도 눈물이 맺혔습니다...

이상준 2010-05-17 10:56:34
답글

눈물이 그렁 그렁.. ㅜ.ㅜ

황주하 2010-05-17 11:03:37
답글

법을 제대로 실천할 줄 아시는 분이네요...<br />
옆 건물 견검도 좀 배고 배웠으면..

kik0921@hotmail.com 2010-05-17 11:03:57
답글

법원이...판사가...<br />
저런 판결을 내려 준다면 이 사회가 지금 보다는 많이 밝아질거라 봅니다<br />
돈과 권력과 뒷배경 있는 자들에게 관대한 법이 저렇게 상처가 있고 민생고로<br />
할 수 없이 저지른 잘못에 대해 인격적으로 대해주고 보듬어 안아 준다면 <br />
다시는 죄에 안빠지려고 노력하면 살아갈것 입니다<br />
모처럼 훈훈한 소식에 눈물이...

김창동 2010-05-17 11:20:01
답글

저런 분이 바로 살아있는 법 아니겠어요? 떡찰 견찰 색찰을 막아주실 분이라 믿습니다.

이명재 2010-05-17 11:38:56
답글

'선처'라는 것은 바로 저런 것이죠.... 전두환 같은 살인마를 살려주라는 것이 아니라........ 내일이 5.18이군요.

박종열 2010-05-17 11:52:15
답글

오랫만에 듣는 훈훈한 소식임돠..

권윤길 2010-05-17 11:53:22
답글

정말 훈훈한 소식이네요. ㅠ_ㅠ

진성기 2010-05-17 12:27:14
답글

기소한 검찰이 더 궁금해집니다.<br />

강동섭 2010-05-17 12:32:40
답글

진정한 이시대의 판사님이시군요...

이성환 2010-05-17 13:56:53
답글

요즘 판사님들 멋지십니다. ㅜ,.ㅠ

반재용 2010-05-17 15:42:17
답글

훈훈한 소식입니다만, 누구 말이면 콩으로 메주를 쑨다고 해도 잘 믿기지가 않아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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