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오를 하면서 기다림이란 정말 중요한거 같다.
그동안 수없이 들어왔다 나간 오디오가 얼마나 많었던가
와싸다 나에 그래프를 보면 거의 업자 수준이다
실재로 나를 업자 아니냐고 주변에 지인에게 물어보는 이도 있다고
하니 얼굴이 붉어지지 않겠나.
예전에 한참 바꿈질 할때 오디오 가지러 판매자 댁에 가서 음악은 잘 안듣는편이다.
그냥 이상이 있는지 없는지 확인만 할뿐 그 기기가 어떤 소린지는 중요치 않았다.
그댁에서 들었던 소리는 우리집에 오면 또다른 소리로 들리므로 그닥 중요하게 생각치 않았다 .
문제는 우리집에 와서 맘에 안들면 바로 장터행 이였다
한번은 르네상스90을 울리겠다고 쓰던 크렐 50s를 장터에 브라이스턴하고 교환한다고
글을 올려서 힘들게 그 무거운 앰프를 들고 늦은 오밤중에 1시간을 넘게 운전해서
브라이스턴을 가지고 왔다 .
집에 오니 시간은 12시가 넘었고 그늦은 시간에 연결해서 들어보니
그 무기질적인 소리에 질감이라고는 귀를 씻고 들어봐도 없었느니 아침에 눈뜨자 바로 장터로 직행했다 .
항상 그런식이였다.
물론 브라이스턴과 르네상스가 미스매칭 이열수도 있구 아님 내 취향이 아니였을수도 있다 .
그렇다고 해도 만약에 기다렸다면?
아니 나는 기다렸어야 했다.
어떤 시스템이라도 새로운 기기나 선이 들어오면 그들이 서로 낮가림이 풀어지고서로
합심해서 소리가 터질때가지 최소 몇일이 걸린다
그게 신품이라면 몇달이 아니 몇년이 걸릴수도 있다
그렇게 기다리다 보면 개과천선 할수도 있고 역시나 싹수없는 소리일수도 있다
그때가서 바꿔도 늦지 않은데 말이다.
2년전에 무슨 필이 꼿혔는지 베르티오디오에 피델리오라는 스피커를 들이게 되었는데
당시 판테온이라는 진공관 인티를 사용했는데 소리가 얼마나 좋았는지 모른다 .
그렇게 몇일 듣다 장터에 피델리오 앙코르가 떳다,
원래는 앙코르를 구하려고 한거였는데 앙코르가 없어 그냥 피델리오를 구했던건데 그 앙코르가 뜬거다.
피델리오에 계량형이 피델리오 앙코르인데 구동면에서도 그렇고 소리도 제법 차이가 난다고 해서 바로 앙코르를 들였다.
그런데 결과는 ?
소리가 안터진다 .
뭐가 잘못되었으까?
이놈 소리 터트린다고 몇달을 이런 저런 앰프가 들락날락 하다 결국에는 내가 나가 떨어졌다.
후에 알게 되었지만 이 베르티오디오가 에이징이 엄청 오래 걸린다는거다.
몇년은 써야 에이징이 되고 그 에이징이 되고 안되고 차이가 엄청 많이 난다는걸 몰랐던 거였다.
그러니 그냥 피델리오는 몇년을 울려줬으니 에이징이 될만큼 된거고 앙코르는 에이징이 안되서 소리가 안터지는걸 모르고 앰프탓만 하면서 기다리지 못하고 방출한거다. 그런 우를 범하면서 몇년을 시간과 에너지와 돈을 허비하며 보내다 현재 시스템까지 오게 되었다 .
맨날 중고만 쓰다 어떻하다보니 신품 내지는 신동품으로 시스템을 구축했으니 그소리야 말해 뭐할까 싶다 .
거기다 b&w에 케플러 유닛또한 에이징이 오래걸리기로는 빠지지 않으니 말이다.
요즘은 나이가 먹은건지 만사가 귀찬고 기기를 바꾸고 싶은 마음이 없으니 맨날 한다는게 케이블질에 셋팅을 이렇게 저렇게 하며 보내는데 이게 어떨때는 천상에 소리요 어떨때는 지옥에 소리니 뭐하나 잘못 손대서 지랄같은 소리가 날때면 내가 이놈에 오디오 접는다며 날리를 치다 이내 맘을 다잡고 소리를 다시 만들때면 그래 나는 아직 802다이아몬드에 소리를 30%도 못들었는데 이놈에 끝이 어디인지 한번 가보자 하며 스스로를 달래본다.
802가 들어온지도 어느덧 6개월이 지난거 같은데 처음에는 돈이 얼마짜린데 소리가 왜이래? 하며 이걸 내보내 말어 하기를 몇번했었다.
요즘은 조금씩 나 이런 놈이야 하며 살짝이 속살을 보여준다.
6개월 동안 한번도 같은 소리를 들어본적이 없었던거 같다.
그만큼 숙성이 되는 과정이라 생각 하며 앞으로 몇년은 열심히 울리다 보면 그때는
802다이아 소리가 어떤건지 알거 같으며 그때까지 소소하게 케이블질도 해보고
그도 심심하면 아날로그 한번 도전해보고 싶다.
요즘은 장터 모니터링도 거의 안하고 음악도 예전에는 전투적인 오디오 테스트 음반 위주에 청음이였는데 요즘은 예전에 좋게 들었던 음악 위주로 그때 느끼지 못했던
희열을 느끼며 하루하루를 보낸다
802가 득음을 하는 그날까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