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탄노이 아덴(15인치)과 데본(12인치)을 메인과 서브로 사용하였던 궤짝 신봉자였는데
지난 몇 달간의 삽질 끝에 무모하게도 다음과 같이 안방에 메인을 풀레인지로 구성하였습니다.
제가 좀 순혈주의라 탄노이면 탄노이 풀레인지면 모두 풀레인지로 통일하는 바람직하지 못한 성향이 있습니다.
서브도 역시 풀레인지인데
원래 주문한 통이 오늘 들어 올 예정이었으나 제작자측에 개인적 사정이 생겨 지연되고 있습니다.
그간의 경험을 기록으로 남깁니다.
기초적인 정보입니다만 초보자의 입장에서 한 번 적어 보았습니다.
앰프는 그간 사용하던 그대로 입니다.
메인은 UL sound 300B 싱글 분리형 보조메인은 EL34pp 케인 A-50T
그리고 서브는 묻지마 EL34 싱글입니다.
소리는 역시 UL sound 가 가장 마음에 듭니다.
CDP 는 염가의 기기로 재구성하였습니다.
CDP 가 문제되는 경우를 대비하여 동축연결이 되는 LUI 2.1X 진공관 DAC을 준비하였습니다.
메인은 cec 3100 과 TCD-1vt 이고 서브는 빈티지 소니 5체인저입니다.
체인저는 바그너 악극을 들을 때 매우 유용합니다.
유닛은 Dr Bohm(12인치), 셀레스천(8인치), 그리고 텔레푼켄(6.5인치)이고
서브는 듀케인(8인치) 입니다.
통은 평판, 온켄통, EV 아리스토크렛(2개)입니다.
풀레인지 스피커가 별 것 아닌 것 같으나 스탠드 제외하고 개당 50~60만원 정도의 제작비가 듭니다.
메인은 2030 셀렉터를 사용하여 300B EL34pp 앰프와 12인치 8인치 6.5인치 스피커를
선택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아직은 6가지 조합을 골라서 듣는 재미가 있습니다.^^
(70년대 중반 고등학교 영어 교과서에서 읽었던 "위그든의 캔디샵"이라는 감동적인 글이 생각납니다. 저자가 아주 꼬마일 때 동네 가게에서 캔디를 고르고 나서 가게 주인이 병에서 캔디를 꺼내기도 전에 마음 속으로 맛을 보고는 다른 캔디로 변경하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6가지 기기조합 앞에서 제가 지금 그렇습니다.)
탄노이에 비해 현재의 풀레인지가 더 좋다는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
단지 무거운 물건을 줄이면서 더 나이가 들 때를 대비하기 위함입니다.
약간의 제 경험을 말씀드리자면
1. 풀레인지는 올라운드적이 아니고 특정영역에 적합합니다.
2. 기본적으로 유닛이 중요하지만 통도 매우 중요합니다.
3. 진공관 앰프와 잘 어울리며 pp 보다 싱글이 더 맞는것 같습니다.
4. 선재는 크게 투자하실 필요없으며 빈티지 선재가 좋다고 합니다.
5. 단점으로 지적되는 대편성도 느린 곡은 큰 문제가 없습니다.
6. 조금 싼 유닛들은 소리가 딱딱하고 경성이거나 여운이 짧거나 편성이 조금만 커져도 소란스러워지는 것 같습니다.
7. 풀레인지 하실려면 납땜인두기 하나 장만하셔야 합니다.
8. 음장형 스피커로 음악을 크게 들으셨던 분은 소리가 마음에 들지 않을 지도 모릅니다.
9. 고가 기기 1개를 갖추는 것보다 저렴한 기기를 크기별로 2가지 정도 갖추는 것이 좋은 것 같습니다.
10. 후면개방통은 저음이 별로 없고 온켄이나 아리스토크렛은 적당한 저음이 나옵니다.
(평판은 최후의 선택일 것 같습니다)
11. 타원 유닛은 소리는 어떨 지 모르겠지만 통을 공유하는데 문제가 있으니 고려하시기 바랍니다.
12. 유닛을 베플에 고정시킬 때 강하게 한다고 좋은 것은 아니니 소리를 들어 보면서 체결 강도를 조절하는 것이 좋습니다.
(나사를 조였다 풀었다 해보면 소리가 맑게 나오는 곳을 찾을 수 있습니다)
13. 이왕 풀레인지를 들이셨다면 시간을 가지고 여러 장르의 곡을 들어 보시고 천천히 방출여부를 판단하시기 바랍니다.
(귀가 에이징이 되어야 풀레인지 소리가 제대로 들립니다.)
14. 궤짝에서 전체를 풀레인지로 가는 것은 참 무모한 일입니다.
(풀레인지는 서브로 1~2조 갖는 것이 적당하다고 생각합니다.)
15. 베플을 통에 고정시킬 때에도 지그재그로 나사를 조이지 않으면 베플 어딘가가 솟아 오를 수 있습니다.
16. 풀레인지에 빈티지 앰프가 좋겠지만 기기 트러블로 성가실 수 있을 것 같으니 검정된 기기 중 신중히 선택하시기 바랍니다.
이상 무모한 삽질 보고드립니다.
제가 풀레인지로 정착할 수 있을지는 저도 모릅니다.ㅠㅠ
평판은 사진과 같이 통 뒤에 그냥 벽에 붙혀 세워 놓았습니다만 소리에는 큰 불만 없습니다.
장황한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