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 전두환 시절에 유년기를 보낸 저는 빨치산 하면 곧 빨갱이를 연상했습니다.
파르티잔이란 유래는 알 수 없었지만, 산에서 내려온 그들은 양식을 내놓지 않는다 하여 무자비하게
양민을 학살하고 부자를 이유없이 죽이는 '폭도 배' 그 이상이 아니라고 배웠으며, 또 온갖 정보 매체는
그런 것을 증명했지요.
우리 역사의 비극을 들여다본 분들은 아시겠지만, 신빨치와 구빨치 상당수의 구성은 소작농의 서민들
이 대부분이었습니다. '보릿고개'란, 흉작이 들어 춘곤기를 보내는 것이 아니라, 지주층의 착취에 의한
필연적 결과에 따라 80% 이상 소작농의 삶에 대한 갈증이란, 역사의 굴레가 만들어낸 산물이었던 것입니다.
어제까지만 해도 왜놈 순사로 거들먹거리던 놈들이, 경찰이 된 현실에서 배고픔의 삶의 이면에서
공산화의 미혹은 쉬운 것이 아니었겠죠. 여기서 공산주의 허울과 자본화의 이상화를 떠나서 삶의 이면은
공산주의가 이상화되어 보였을 겁니다.
적어도 빨치산이란 이름으로 죽어간 수많은 선인들의 순수성은 다 같이 평등하게 살자는 동학의 '인본주의'
사상을 같이한 사람들이었다는 것이죠. 세습화되어 집권하는 저 북씩의 공산화를 보며, 이름 없이 야산에서
굶주림과 추위 속에 총 맞아 죽어갔던 선인들이 오늘의 북을 보았으면 어떻게 생각할까요?
또한 '빨갱이'란 이름으로 북한을 주적으로 삼으며 전쟁을 불사하겠다는 개념 없는 수구세력을 그들이 오늘의
시선에서 바라보면 어떻게 생각했을까요?
끄물끄물한 날씨에 천안함의 비극을 정치적 이용물로 삼으려는 어느 집단을 보며, 빨치산의 그 순수성
을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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