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다니는 초등학교에 교장 선생님이 계셨습니다.
예전에 와싸다에도 글을 올린것 같은데....
작은체구에 항상 웃으시면서 아이들에게 친 할아버지처럼,
학부모에게는 동네 촌로처럼 행동하시던 분이셨습니다.
선생님들이 점수 받아서 좋은 지역으로 가려고 할 때 들르는 작은 시골 학교에서
본인이 일부러 한번 더 있겠다고 연장 신청하시고, 동부서주해서 작은 학교에
강당도 만들고 방과 후 수업을 싸게 하려고 본인의 지인들을 총동원해서
외국인 강사를 데려오는 등 동분서주 하던 분이셨습니다.
시골이지만 드센 학부모들도 많아서 교무실, 교장실 함부로 들어가서 커피달라고
소리쳐도 항상 웃기만 하시던 분이셨습니다.
스승의날에는 학부모들이 옥수수, 햇과일 이런거 들고 가서 인사드렸지요.
저희도 잡곡세트 드렸었습니다.
그러던 분이 갑자기 암으로 돌아가셨습니다.
아이들 방학때여서 장례식장에도 못가고, 제대로 보내드리지 못했는데,
운구차가 학교를 지나간다는 말에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방학임에도 불구하고
많이들 모였었죠.
아이들도 반 이상 나왔고 학부모들도 많이 나왓었습니다.
운구차가 잠시 머무르고 가는 사이에 학교는 울음바다가 되어버렸습니다.
본인이 만든 강당 연단을 한번도 못 올라가보고 가셨다고 학부모들이 운구를
연단을 오르게 하고 선생님들이 교장선생님을 추모하면서 울먹일때는
학부모들도 다 울었습니다.
고향이 보령이고 선산도 있지만 마지막 유언이 학교 근처에 묻어달라고
하신분이었습니다.
이집트에 있다가 들어오니 강남에서 잘나가시던 젊은 교장 선생님,
외제차 타고 다니는 멋쟁이 젊은 여자 교감 선생님이 학교를 강남처럼
바꾸어 놓았더군요.
교장선생님은 오셔서 장미빛 청사진 많이 그리고,
학교 곳곳에 영어 이름 만드시더니 2년 남짓 계시다가 훌쩍 장학사로 떠났습니다.
남은 교감선생님도 떠날 준비하시는지 학부모 회의 때마다 이런 일이 있으면
내가 책임져야 하고, 이건 내가 책임져야 하니 안했으면 좋겠고를 연발하고..
새로온 교장선생님은 성적이야기만 하시고....
요즘 아이들 중간고사 전인데 매일 중간고사 대비 모의고사를 봅니다.
학력경시대회, 한자경시대회, 중간고사, 기말고사....쪽지시험, 골든벨, 모의고사
거의 매주 시험없는 주가 없습니다.
예전 교장선생님과 같이 두번 세번 연장해서 계시던 선생님들 이제 다 떠나고
분당, 수지, 수원에서 오신 능력있는 선생님들만 남아계십니다.
스승의 날 선물도 은근히 신경쓰이고, 아이들 체벌이나 단체 기합도 생기고,
아이들도 스트레스 받다보니 학교에서 안좋은일도 생기고 하네요.
왜 이렇게 살죠?
새로온 교장, 교감 선생님이 나쁜 사람들은 아닌데 왜 나쁘게 보이죠?
학부모들 중에 저만 나쁘게 보는지도 모르겟습니다.
난사람, 든사람, 된사람....교육 목적이 뭔지,
정답이 뭔지 참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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