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
시골 동네에
집집 마다 개를 키웠는데
집에서 키우는 개가 미치는 경우는 한 번도 못 보았습니다.
그런데
집에서도 쫓겨났는지
한 눈에 보기에도 더럽고 침 질질 흘리며 눈빛이 이상한
못 보던 개가 어디서 간혹 나타나서 돌아다니면,
처음에는 그저
"미친 개는 피하는게 상책"이라며 피하다가
미친개가 떠돌이 개를 물어서 미친 개들이 하나 둘 늘어나고,
동네도 더러워지고, 사람들도 위험해지고,
도저히 안되겠다 싶으면
동네 을쉰들이 나서서
"그저 미친 개에게는 몽둥이가 약이야" 하면서 때려잡던 기억이 납니다.
그런데
여름이면 보양탕을 그렇게도 좋아라 하시던 을쉰들께서도
미친개는 절대 눈 돌리지 않고 사람 발길 안 닿는 곳에 깊이 묻어버렸는데,
허리춤에 곰방대를 꺼내어 담배 한 손 쟁여서
양 볼이 쏙 들어가게 쭈욱 빨면서
'미친 개는 죽어서도 만고 쓸 데가 없는 것이여'
하시던 말씀이 생각나는군요.
피에쑤.
요즘도 미친 개는 그냥 주사 한방에 안락사시키는 것 같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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