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그동안 스피커케이블을 바꾼다던가 파워케이블, 인터케이블의 존재도 모르고 살아온 오디오 왕초보임다. 그래도 음악은 매우 좋아했지요.
1980년대 중후반쯔음에(저 고딩때임다) 아버지한테 받은 마란쯔 오디오가 있었습니다.
20년이나 지났지만 제가 보기엔 절대 빈티지 기계들은 아니라 생각이 들구요, 요즘처럼 샴페인골드 빛깔이 아닌 튜너고 EQ고 뭐고 다 검은색입니다.
이 오디오를 킴퍼 4TC 스피커케이블과, 역시나 1979년도에 나온 A/D/S 사의 L420 스피커-요건 좀 빈티지 모양새가 나네요. 밀폐형에 가로 세로는 A2-A3정도의 종이만한 크기에 두께는 한 뼘정도 되는 그런-에 물려서 음악을 들었습니다.
그러다가 프로악 복각 2.5(논란도 많고 소리도 궁금하기도 하고)를 어쩌다 들여서 물려봤습니다.
사용환경은, 아파트 꼭대기층의 다락방이라 좀 널찍하지만 천정이 낮습니다. 가로 8미터 세로 10미터 이상에 높이가 최고 2미터 남짓한 방에 가로쪽 벽으로 설치를 했습니다. 스피커간 거리는 약 3미터정도, 그리고 청음 위치는 스피커에서 약 3.5-4미터정도이구요, 스피커와 뒷 벽과의 거리는 약 50cm, 사이드벽과는 2m이상 됩니다. 스피커 뒷쪽에는 아트론이라는 흡음재를 덕지덕지 붙여놨구요, 이 흡음재를 스피커 바로 위에도 설치해봤는데 고음이 많이 죽더군요. 그래서 다시 떼고 양 스피커 한 가운데쯤의 천정 쪽에 조금 붙여놨습니다. 그랬더니 스테레오의 분리도가 명확해지는군요.
L420스피커도 사실은 크게 불만은 없었습니다. 미터 당 2천원짜리 막선을 썼었는데 저음 고음 나름 그저 듣기에는 좋았었구요, 대편성은 사실 많이 불만이었고, 피아노 연주같은거나 스탠다드팝(컨템포러리 같은 이지리스닝계열)같은 건 더할나위 없이 들을만 했습니다.
근데 킴버 4TC로 바꾸었더니 중고역이 분명해지고 좋아지더니 저음은 단단하고 명확해서 좋긴 했으나 아래를 딱 잘라버리더군요. 스피커를 스탠드에 놓아서 그런가 암튼 그랬습니다.
사실 그게 조금 불만이었습니다. 그래서 앰프의 Bass를 좀 높여서 들을 수 밖엔 없었지요. 복각 2.5를 들여서 붙여보면서 사실 걱정을 좀 했습니다. 도무지 이 마란츠 앰프의 스펙을 알 수 없었던지라 과연 복각, 짝퉁이긴 하지만 2.5를 제대로 울릴 수 있을까 하는 염려였습니다.
뭐 지금도 잘 모르겠습니다. 다른 앰프에 물려본 적도 없고, 청음 해본 적도 없고, 그냥 전에 쓰던 L420이랑 비교해보면 저음의 양감이 엄청 많아지고 마치 서브우퍼 하나 물려놓은 2.1채널처럼 저음에는 불만이 싹 가셔버렸으니까요. 대신 고음이 많이 줄었습니다. 중고역이 좀 답답하게 들리구요, 잘 들어보면 해상력이 엄청 좋은 걸 느낄수 있지만 마치 EQ의 중고역을 Reduce해놓은 듯한 느낌이 납니다.
대편성에서는 역시나 중고역이 안나와서 불만이구요, 그대신 팝쪽은 소리가 무지 좋아졌습니다. 고역이 전혀 쏘는 소리가 아닌 해상력높은 소리를 그대로 전해주구요, 필콜린스의 One More Night이라든가 Two Hearts, 그리고 마돈나의 노래들, 조지 윈스턴의 피아노곡, 일본가요 쪽으로는 마쯔타카코의 2003 Tour 공연 실황, 빙 계열과 비주얼 계열의 음악도 손에 잡힐 듯이 눈 앞에서 아른거리는 듯 하더군요. 뭐 비교할 수 있는 스피커가 딸랑 빈티지 옛날 스피커밖엔 없으니 제 음감이 어느 수준인지도 모르겠고 아무튼 80퍼센트 만족하고 있습니다.
여기 게시판을 주욱 둘러보니 복각 2.5가 어느정도 에이징이 되면 갑자기 중고역이 트인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뭐 지금도 좋은데 점점 더 좋아진다 생각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