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 내일은 병원에 가는 날이네요.





나중에 돈을 얼마 못 벌더라도, 유유자적하게 학자의 삶을 살아가고 싶습니다. 획기적인 지혜가 담겨 있는 사상과, 완전한 미가 담긴 문학작품을 발표하여 국내의 대표적인 지식인이 되고 싶습니다. 저는 돈을 거부합니다. 자본주의가 불러일으키는 개인의 개성의 무시성과 한 전인격체로서 완결되는 것을 가로막는 모순성에 대해 반대하는 입장입니다.



제 주위에 학자가 되고 싶다는 아이는 한명도 없습니다. 한때는 저도 인문계 고등학교를 다녔지만, 그들이 지향하는 직업은 공무원, 월급쟁이, 펀드매니저, 의사 등 주로 현실적이면서 고수익을 보장하는 직업이었습니다. 그런 와중에 학자로서의 길을 밟는다는 건 뮤지션이 되는 것과 같이 외로운 아웃사이더가 되는 것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겠죠.



저는 주로 산을 혼자서 탑니다. 도봉산, 부용산, 수락산 등을 주로 타면서 기나긴 사유의 여정 즉 관념의 모험에 빠져들게 됩니다. 앞으로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 인간으로서의 삶에서 어떤 것이 과연 가치성이 스며들어 있는 것일까? 나는 여전히 나인가 아니면 새로운 누구인가?



저는 학문을 위하여 평생을 독신으로 지낼 생각입니다. 우주를 탐구하고, 미를 표현해내는게 제게 주어진 소명이며 제가 걸어가야 할 길입니다. 거기에 진정한 행복이 있다고 필자는 생각하며, 그것을 결코 놓치고 싶지 않습니다.



며칠 전에 돌아가신 법정 스님께서도 평생을 자기 소신을 지키시며 사신 분이십니다. 그분은 도를 행하시며 평생을 고적하게 지내오셨지요. 그런 분이 우리에게 가리키고자 하는 시사적 표상은, 너 자신을 살라는 것입니다. 자신이 진실로 사랑하는 분야에 도전해야 합니다. 세상에 순응하지 말고 자기 인생의 앞에 서서 열정의 고함을 치라는 것입니다.



이게 제가 하고 싶은 말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