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이번 사건의 원인이 98% 북한의 어뢰에 의한 소행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물론 그런 주장의 근거는 별로 없습니다만, '북한의 소행이 아니다'라고 강변하는
많은 사람들이 들이대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해야하겠지요.
아무튼, 제 개인적으로 모모 신문과 '북한의 짓'이 아니라고 단정하는 많은 분들이
인용하는 바, '버블 제트 발생시 승선장병들의 고막에 상처가 나야한다'는 주장의
당위성에 (지극히) 개인적인 의문이 들어서 한 번 끄적여 봅니다.
천안함이 북한의 어뢰공격에 의한 버블 제트 효과로 파괴된 것이 아니라고 강변하는
분들이 제기하는 가장 큰 근거로
'버블 제트의 충격을 받았다면 함내에 있던 병사들의 고막에 상처가 나야함에도
그렇지 않다. 따라서 버블 제트가 천안함 파괴의 원인이 아니며, 결국은 일부가
주장하는 북한 어뢰발사설은 말도 안되는 소리다' 라는 것이 주요 논리로 보입니다.
그러나, 제 얕은 - 이런저런 전쟁영화를 통해서 본 - 상식으로는 별로 도움이
안되는 얘기입니다.
아시다시피, 버블 제트 효과란 어뢰의 폭발에 의한 물의 순간적인 급팽창 효과로
함선을 순간적으로 들어올려서 구조적인 충격을 가한다는 얘긴데... 일단 그 과정
에서 팽창된 바닷물이 배에 타격을 가할 때 그 진동으로 인해 내부의 승무원들이
고막(및 장기)에 상처를 입게된다는 주장이지요.
그렇다면, 어뢰폭발로 배의 바닥을 강타하는 물기둥 효과나 잠수함에 타격을 가하기
위해 소양함 등이 투하하는 폭뢰가 폭발하는 경우의 팽창효과는 마찬가지라고
보입니다.
영화 '상과 하(1957)' 중에서
저는 이 쪽에 전혀 문외한이기 때문에 제가 이제껏 보아왔던 전쟁영화, 특히 잠수함이
등장하는 영화에서 숱하게 이런 비슷한 장면을 봤습니다만 한 번도 잠수함 승무원들이
폭뢰폭발의 충격 때문에 귀에서 피를 흘린다거나 하는 장면은 본 적이 없습니다.
게다가, 어뢰의 폭발로 물이 급팽창해서 배를 번쩍 들어올리거나 한다는 것은 이해가
갑니다만, 물기둥 자체의 충격으로 내부의 승조원들의 고막에까지 상처를 입힐 충격이
전해질 수 있을까...는 의문이 아닐 수 없습니다.
물(액체)는 공기보다 훨씬 밀도가 높은 물질이지요. 그로 인한 충격의 전달계수는
지상에서 같은 크기의 폭발이 생길 경우에 가해지는 충격보다는 당연히 훨씬 떨어질
것이고요. 그렇다면, 물을 사이에 두고 철판을 통해 전해지는 충격으로 고막이
터질 정도라면 지상에서 같은 거리에 같은 폭발을 당한 탱크병들은 그 몇 배의 충격을
받을텐데, 그것은 어찌 해석을 해야할지 알쏭달쏭 합니다.
영화가 엉터리라서 그럴까... 아니면 소위 전문가라는 사람들의 말이 엉터리일까...
P.S. 이곳 와싸다에 워낙 전문가연(然)한 분들이 많으시니 제 의문점을 속시원히 풀어줄
분이 곧 등장하시리라고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