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대전 사는 최원길입니다.
오디오와 고슴도치라..
뭔 관련이 있을까하는 생각이 드시겠지만 저 역시 당연히 관련은 없다라고 먼저 말씀을 드립니다. 그러면 낚시냐? 사기냐?
이 게시판이 사기칠 곳은 아니므로 설명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한참전에 이베이를 통해 부품 이리저리 모을 때 홍콩쪽에서 볼륨을 대신할 23 스텝 어테뉴에이터 키트를 구해뒀었습니다. 이미 조립된 것도 같이 구입했었는데 그 물건은 프리앰프 만들 때 사용했고 조립 안된 키트만 남았는데요...
23스텝의 Ladder형 스테레오 어테뉴에이터를 제작하려면 우선 4련 23회로 셀렉터 스위치가 있어야하고 각각 연결되는 저항의 개수가 88개에 이르고 땜질한 곳은 저항의 양쪽 다리만 헤아려도 176곳이 됩니다. 그 밖에도 몇곳을 더 떼워야하니 실제 땜질할 곳의 수는 더 늘어납니다. 이처럼 크기에 비해 작업량이 많아서 엄두를 못내고 수년간 쳐박아 두었던 것이지요. 근래 약간 시간이 있어서 큰맘 먹고 손을 대보기로 했습니다.
사진과 같이 셀렉터 스위치에 저항의 한쪽 다리를 떼워놓고 보면 결국은 모양이 고슴도치 형상이 되겠다는 생각에 “고슴도치 만들기”라는 명칭을 부여했지만 만드는 과정에서 모든 저항을 일시에 붙여놓고는 제작이 어려웠으므로 한단씩 단계적으로 제작해 나가다보면 완전한 고슴도치 형상은 한번도 되어 본적이 없게되었습니다.
만들어놓고 보니 외형이 60mm가 넘는 장방형이 되어 너무 커져서 설치도 만만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오디오 앰프 특히, 프리앰프에서 볼륨이 음질에 미치는 영향은 경험해보신 분들은 어렵지 않게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지대하다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중에서도 Ladder형 어테뉴에이터(Attenuator)는 신호가 흘러가는 경로에 단2개의 저항만이 연결되므로 품질 좋은 저항을 사용하는 경우 좌우 밸런스 완벽하고 음질도 좋은 볼륨으로는 더 이상이 없을 정도가 될 수 있다는 생각으로 만들었습니다만 거대한 크기로 인해 혹시라도 유도될 수 있는 잡음의 영향을 고려한다면 결국은 쓸모없는 짓을 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우리동네 산수유 나무가 벌써 봉오리를 터뜨리고 있네요..
행복한 봄날 되세요...
작업중인 어테뉴에이터인데 언뜻 보면 고슴도치 같지 않나요?^^
키트의 구성품입니다.
헷갈리지 않게 저항 수치별로 정리를 해놓고 작업했지만 중간에 결국 헷갈려서 다시 작업한 부분도 생겼네요.
소형 바이스에 물려놓고... 돌려가며...
잘라낸 저항의 다리들입니다. 실제는 이것의 두배가 넘습니다. 뒀다가 PCB 작업할 때 사용합니다.
대략 95%정도 작업이 완료된 상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