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Y 작업기라기엔 작업 과정의 사진이 없어서 그냥 재미로 봐 주셨으면 합니다. 마지막에 목재 재단과 제작에 들어간 물품들을 써 넣었으니 약간 참조하실 수 있겠네요.
그동안 오디오 장식장은 기성품을 사용했습니다만 재 방구조에 정확히 맞는 것이 없어서 직접 재료를 사다가 집에서 제작했습니다. 기존 제품은 수직으로 배치된 4단 장식장이었는데 이번엔 가로로 넓게 배치했습니다. 그 결과물이 아래 사진들입니다.
센터 스피커가 있으면 아무래도 TV와 관계가 애매해지는데.. 아예 장식장 안에 센터 스피커가 들어갈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서 그 안에 딱 맞게 넣었습니다. 전용 스탠드에 비하면 음질은 떨어지겠지만 요즘 청력이 나빠져서 음질 따윈 ...(...) 어쨌든 앰프도 그동안 간소화하고 하고 각종 기기들의 숫자도 줄여서 심플하게 구성했습니다. 장식장 높이도 가능한 낮춰서 앞 벽면이 시원한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요.
기기 위를 보면 공간이 많이 남는데.. 사실 저 위에는 HTPC를 얹어 놓으려고 했던 것인데, 막상 놓고 보니 공간은 충분하지만 열 방출 문제가 해결이 안되더군요. 리시버 자체가 뜨거운데다 PC도 소음을 줄이기 위해 팬을 저소음 팬 하나만 돌리다 보니 CPU온도가 무려 65도 가까이 나왔습니다. 겨울에 이 정도면 여름엔 아예 사용 불가능이죠. 어쩔 수 없이 처음 계획과는 달리 PC는 그냥 장식대 위에 놓기로 했습니다. ㅜ_ㅡ
장식장 상판을 보면 귀퉁이 부분이 살짝 모따기가 되어 있는데 사실 이건 모양을 내려고 이렇게 한게 아니고 목재를 재단하다 보니 사이즈의 제약으로 어쩔 수 없이 저렇게 한겁니다. (..) 사실 이것 때문에 우여곡절이 많았는데.. 암튼 결과적으론 나름 모양도 있고 나쁘진 않네요. 대신 직소로 자르는데 불필요한 수고가 들어갔습니다. 특히 직선 자르기는 그냥 작업하면 비뚤비뚤해지기 때문에 가이드로 목재를 대고 클리퍼로 고정해야 하는데 굉장히 귀찮았습니다.
키보드는 무선 키보드입니다. 사실 의도한 자리 배치는 아닌데 만들고 나서 보니 딱 맞더군요 ^^
작업이 끝난 후엔 스테인으로 마감할 생각이었는데.. 작업 공간의 제한으로 어쩔 수 없이 천연 오일만 먹여주고 말았습니다. 칠할 때 나는 냄새도 냄새지만 집안에 고양이들이 있어서 이 녀석들 털때문에..(...) 모형 하시는 분들은 잘 아시겠지만 도색과 털은 상극이지요. 도저히 털과 도색 공간을 분리할 자신이 없어서 포기. 소품이라면 그럭저럭 하겠는데 폭이 180cm, 높이 약 40cm, 깊이가 50cm에 달하다보니 조그만 저희 집에서는 작업이 여의치 않았습니다.
작업하기 전엔 늘 그렇듯이 스케치업으로 입체 도면을 만들어 보고 그 느낌을 살펴봅니다. 쓸때마다 느끼는거지만 스케치업 참 좋은 프로그램이예요. 초보자도 별다른 연습이나 지식 없이 금방 그릴 수 있고... 20여년전 오토캐드로 입체도면 하나 만드려면 온갖 쑈를 했는데...(..) 물론 지금 오토캐드로 작업한다면 완전히 다른 상황이지만 애초에 이렇게 간단한 DIY 도면 작성하는데 오토캐드는 한참 오버스럽죠.
사실은 장식장만 그리면 되는데 막상 하다보니 재미들려서 제가 가진 기기들도 간단하게 그려서 배치해봤습니다. ^_^ 사실 그리는건 어렵지 않은데 모두 실측해서 그린 것이기 때문에 사이즈 재는게 더 오래 걸리더군요.. -_-;; 실제 치수로 그리지 않으면 가구 배치나 비례를 확인하는게 의미 없어지므로 정확하게 치수를 재서 그리는건 매우 중요합니다. 만들어 놓고 나서 어딘가 들어가지 않는 공간이나 남는 공간이 생기지 않도록 하려면 이게 최선이죠.
상판을 잠시 분리해보면 아래 그림과 같이 되어 있습니다. 상판에 TV가 올라가기 때문에 구조에 특히 신경썼는데.. 만들고 보니 약간 과다 설계가 된 측면도 있습니다. 다만 중간 격벽은 재단할 때 나무 결을 약한 쪽으로 해서(사이즈 제한 때문에..) 뒷쪽에 보강재를 투입했습니다. 집성목의 접착방향을 제대로 했다면 굳이 필요 없는 부분이죠.
중간의 센터 스피커가 들어가는 자리는 제가 기성품이 아닌 장식장을 직접 자작하게 된 제일 큰 이유입니다. 청취자의 귀높이에 맞추려면 경사를 줘야 하는데 기성품으로 이렇게 배치하려니 좀 마음에 안드는 부분이 있더군요. 현재 작업된 부분은 적절한 경사와 깊이로 제 마음에 듭니다. (제가 직접 했으니 당연히... ^^) 배치된 센터 스피커는 Revel의 퍼포마 C30입니다. 이번에 변경한 에이프릴 스테이트먼트와 팀버 매칭면에서 불리하긴 하지만 그렇게 큰 불만은 없습니다. 원래 스피커 자체가 어느정도 그레이드가 있기 때문에 기본은 하니까요.
사실은 장식장을 그리다 보니 재미가 들려서(...) 아예 안방 전체를 모델링했습니다. 완성된 것은 아니고 장식장 근처만..(..) 중요한 것은 이 도면 역시 실측에 근거해서 그린 것이기 때문에 차후 방안의 가구 재배치를 할 때 시뮬레이션해보기 쉽습니다.
사실 방안 구조를 보면 음향적으로 좋지 않은 구조인데 이건 뭐 공간의 제약으로 어쩔 도리가 없으니.. T^T
아래는 이번 제작을 하면서 구입한 재료들인데 실제 재료는 나무뿐이고 나머지는 계속해서 사용하기 위해 구입한 소모품입니다. 클램프는 중국산 싸구려인데 이번에 직선 절단시 큰 역할을 했습니다. 전동 샌더가 없어서 샌더 사포용 홀더를 구입했는데 이것도 상당히 편리하더군요.
목재의 절단은 구입한 사이트에서 제공하는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주문했습니다. 여기서 나오는 치수는 위에 스케치업으로 시뮬레이션해서 나온 것들이고요. 이 재단을 잘 하지 못하면 불필요하게 추가적인 목재 주문이 발생해서 단가가 확 올라가 버립니다. 위에서 재단의 제약 운운한 것이 이것과 관련된 것이죠.
다만 사선으로 표시된 부분은 제가 포스팅하면서 추가한 것인데, 사이트에서 제공하는 프로그램은 사선 절단을 지원하지 않아서 (아마 별도로 신청하면 되긴 할거예요. 그치만 따로 전화하고 도면 보내고 하기가 귀찮아서..) 나중에 제가 직소기로 직접 절단했습니다. 두께가 24T다 보니 은근히 힘이 많이 들더군요.
덧. 창작 밸리에 올리는데.. 이것도 창작에 속하려나요? ^^
재료비는 20만원 안쪽으로 나왔는데 사실 기성품에 비해서 싸다고 보기는 어렵죠.(물론 오디오 전용으로 나오는 장식장은 이런 사이즈에 저런 구조로 하면 40만원 이상 나오기도 하기때문에 이런 경우에 비교하면 많이 쌉니다. 물론 마감이나 장식은 확실히 차이나긴 하죠 ^^) 하지만 구조를 제가 원하는대로 할 수 있다는게 가장 큰 매력이죠. 요즘은 도면만 그려 주면 주문 제작해 주는 공방이 많아서 굳이 직접 작업해야 할 필요가 없지만 그래도 만드는 도중에도 변경사항이 생기면 즉시 반여할 수 있다든지 장점이 많죠. 저는 가격대비해서 만족합니다. ^_^
김민성님// 아무래도 제일 문제가 되는게 케이블과 스피커 그릴입니다. 고양이들 특유의 습성을 완전히 막긴 어렵습니다. 일단 냥이들을 어릴때부터 키우신다면 스크래쳐를 별도로 마련해주시고 다른 가구나 오디오에는 스크래치 못하도록 훈련을 시키는게 어느정도 가능합니다만 성묘를 들이시면 이것도 쉽지 않으실 겁니다.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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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집은 케이블은 거의 피해를 보지 않는데 스피커 그릴은 많이 훼손되었습니다. 7.1채널 구성인데 우퍼와 리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