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의 게시판에 최악의 선생이라는 제목의 글이 있어서.
답글이 길어지다보니 그냥 본문글로 작성해 봅니다.
저는 전국 시 중 수능성적이 꼴등에서 두번째로 낮은 지역에서
뺑뺑이로 최악의 중학교에, 내신관리 한다고 최악의 고교를 나와서 정말 별별 선생을 다 만나봤네요.
구타 중독 선생은 싱겁고,
1년 내내 수업 단 한 번도 하지 않고 학생들 모아두고 잡담하던 선생(이 선생은 문제집 문제 오려 붙여 시험지 만들어서 돌리고 수업 끝나는 5분 전에 정답만 불러줬음 - 이게 수업)
매 수업시간 술 취하고 들어와 뻘건 얼굴로 수업하거나 교탁에서 자고 종례도 대부분 빼먹던 담임선생.
촌지 안줬다고 이유 없이 패고 패고 또 패서 1년 내내 머리에서 혹이 떠나질 않게 한 초등학교 담임선생,
영어선생이 발음도 못해서 영화에서 권상우처럼 소메티메스(sometimes) 식으로 발음하던 선생...
(이 선생은 안되는 시 쓴다며 시집 출판하고 학생들에게 강제로 시집까지 팔았음)
이 밖에도 별 선생을 다 봤지만, 가장 압권은 중3 기술선생.
당시 주당 3시간 기술시간이었는데, 매 시간마다 10문항 쪽지시험을 본 후 틀린 숫자 누적만큼의 빳다와 깜지를 썼어야 했습니다.
1문제 틀리면 - 1장 2문제는 1+2=3장 3문제는 1+2+3=6장 4문제......
이런 식으로..
깜지를 쓰지 않으면 쓰지 않은 숫자만큼 틀린 숫자에 더해서 빳따를 맞었죠.. 물론 빳다로 깜지가 면책되는 게 아닌 다음 시간에 추가로 깜지를 써내야 했고.
문제는 어처구니 없을 정도로 어려워서 나름 범생이었는데도 3문제 이하로 틀린 적이 거의 없었던 듯하네요.
물론 제대로 된 문제가 아닌 전혀 고민하지 않고 낸 문제들..
수업은 거의 없었음. 당연히 수업 시간에 깜지 검사에 애들 때리고 나면 수업 할 시간이 없었으니.
덕분에 중3 시절동안 기술 깜지 쓴 것 제외하곤 공부한 적이 없는듯.
그리고나서 우리학교의 기술 성적이 전국 2위라며 잘난척을 하더군요.
이 선생이 최악인 이유는.. 다른 선생들은 수업시간 자체에 불성실했다면, 이 선생은 학생들의 중3 수험생의 모든 시간을 망쳐놓은 주범이었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학부모가 있는 학교였다면 있을 수 없는 일들이 벌어졌었죠.
정말 못살던 지역이라서 자녀 교육에 관심 쏟을 수 있는 여유가 없었을 겁니다.
이런 기억들로 교권 추락으로 현 교육체제가 문제라고 하지만...
선생들의 입장을 옹호해줄 생각이 전혀 들지 않더군요.
현 방식의 학생 인권 보호되는 방식이 오히려 맞는 방식이라 생각됩니다.
물론 과도기인 탓에 발생하는 부정적인 효과들은 개선시켜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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