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만에 야구 얘깁니다.
벛꽃 봉우리도 채 열리기 전인
정규시즌 둘째주 4월 초에
너무나도 빨리,
꼴지의 왕좌를 가리는 단두대 매치가 벌어졌군요.
지는 사람은 무조건 꼴지,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
두둥..
어쨌든
오늘 첫경기..
언제나 그렇듯이 한국 프로야구사에 길이 남을 막장, 대첩의
주인공이었던 로떼, 그리고 주연못지않은 조연이었던 엘쥐가
(갸도 지분이 크죠. 2000년대 막장대첩은 늘 엘롯기가 주조연을 맡으니..)
어김없이 백척간두의 벼랑끝에서 만나고야 말았습니다.
어디선가 폴폴 막장의 냄새가
경기 전부터 뉴스 게시판에서, 싸이월드 게시판에서
휘날리면서 경기는 시작되었습니다.
주심의 플레이볼 선언이 내려지기전 이 막장의 분위기는
언제나 그렇듯 팀내 갈등, 코치진과의 불화, 선후배 문제 등등을
땔감삼아 화끈 달아오르지 않았겠습니까.
우쨌든,, 경기는 시작되고
팬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겠다는듯이
실투에, 폭투, 에러,
그리고 빈볼, 벤치클리어링 등
화려한 볼거리를 선사하기에 선수들은 여념이 없더군요. ㅜ.ㅜ
갈샤트럭이 미필적고의에 의한 충돌을 보여준 후
낙차큰 변화구로 선보인 빈볼이며
하석주를 연상케하는 깊은 태클에
내가 그럴줄 알았다는 캐스터와 해설의 멋진 찬사까지
오늘 경기는 정말
10년대 첫 막장대첩을 이루고 말리라는 선수와 코칭스테프
그리고 방송중계진까지 혼연일체 합심하여 만든
최고의 기획이 아니었나 싶더군요.
엘쥐가 4:7로 뒤지던 7회 공10개가 연속으로 볼이 들어왔을 때
(강풍기는 이에 화답하듯 멋진 알까기를...)
이거야 말로 완벽한 시나리오라고 저는 속으로
찬탄을 마지않았더랬습니다...
이때 라뱅이 쓰리런만 날렸더랬다면 그야말로 완벽,
화룡점정이었을텐데,, 아쉽게 불발로 그치면서
막장의 끝은 보여주지 못했더군요.
아쉬웠습니다. 진정코...
라뱅쓰리런만 터졌다면 오늘 경기는 5.22 막장거탑에 비견할만한
대단한 기념비가 세워질만했었는데요.
그러나 아쉬움은 뒤로 하고 내일 경기를 떨리는 마음으로 기대하겠습니다.
떨리는건 심장이 아니라 괄약근이죠.. 정확히 말한다면 떨리는게 아니라
타오른다고 해야 옳습니다.
오늘 저녁도 제 똥줄은 타다 타다 바스라졌을 정도니까요.
그래도 올시즌 첫 단두대 매치는 내일도 이어집니다.
내일 선발은 서승화 아니겠습니까.
로떼는 핑크 마니아 조정훈이가 출격을 대기하고 있습니다.
또한번 곱창에 불을 붙여 보도록 하지요.
참고로 저는 자얀쓰의 팬.. 아니 뭐랄까...
팬이라고 하기에는 이 애증의 심정이 너무 복합적이군요.
어쨌든 자얀쓰의 관람객의 하나입니다.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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