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팽을 선물하다.
박스로 나온 음반은 엘피건 시디건 이상하게 뿌듯함을 주지요 ^^
특히 선물용으로 좋습니다. 한장 주는거 보다 박스로 주면 더 좋아하더라구요. ㅠ.ㅠ
얼마전 와싸다 에 갔다가
청음실 에 있던 ‘쇼팽’을 보았습니다.
오디오파일용음반도 지겹고 해서 한번 틀어 보았습니다.
레파토리 가 다양하네요.
‘녹턴’ 부터
잔잔한 피아노 곡이 글씨가 너무 작아 누구의 연주인지 모르겠지만
흘러 나옵니다. 루빈스타인 인가?
아..아름답다. 갑자기 쉬고 싶어 쇼파에 자리 잡았습니다.
역시 피아노 솔로곡이 주는 이 쉼, 쇼팽의 선율은 정말 최고다.
경기도 안 좋고, 날씨도 춥고 뭘 하면서 버티나..이 어려운 시기를 ..
머리에 잡생각과 뭐 이것저것 생각에 잠깁니다.
맨날 오디오 테스트한다고 들었던 곡 또 듣고, 소리 분석하고
음악에 대해서 이야기 한 적은 없었고, 오디오 기기만 가지고 떠들어 댔었지 참..
몇년전인가 FM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던 천재 피아니스트 ‘샹송 프랑소와즈’ 가 연주한
로망스를 듣고 , 갑자기 첫사랑이 생각나서 울컥했던 적이 있었는데.. 물론 가을이였죠 ^^
호로비츠의 쇼팽, 마치 장난감 병정이 연주하듯이 은방울 글러가듯이 연주하던
뒤의 여운에 느껴지는 손가락 힘이 대단히 절도있는 연주.
아직도 쇼팽을 가장 잘 연주하는 피아니스트는
호로비츠가 아닐까 ... 저한테만은
갑자기 쇼팽을 들으며 감상에 젖다가
고등학교 졸업반인 딸내미 생각이 납니다.
요즘 학교가 너무 다니기 싫다며, 자퇴하게 해달라고 졸라댔던..
아직 한창 꿈을 키울 나이에 이미 인생에 지친 표정을 하며
항상 방에 가보면 이어폰으로 음악을 듣고 있는...
그리고 아이와 대화하지 않으려 했던, 일방적이였던 나..
이제 너무 벽이 많이 생겨버린.. 영혼이 지친 아이한테 뭔가를 선물하고 싶었습니다.
쇼팽을 주세요..
우리아이 방 구조를 생각해 봅니다. 조그맣게 데스크파이를 할수 있게
만들어 줄까? 이제 이어폰이 아니라 조그만 시스템으로라도 쉴수 있게 만들어 보자..
조금 좋은 헤드폰과 헤드폰 앰프를 사줄까...
먼저 음반부터 선물해 주고..
그리고 의향을 물어봐서 혼자 음악을 들을수 있도록
선물 받은 이 쇼팽과 친해질수 있도록 만들어 보자...
하나씩 뜯어가며 음악을 들으면
지금 지쳐있는 내가 쉬듯이, 우리아이도 쉴수 있지 않을까...
별별 생각을 다하며 쇼팽전집을 들고 나왔습니다.
좋아할까?
비스트 앨범이나 사오지 이걸 왜 사오냐고 하고 째려보건 말건
걍 줘야지요 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