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작년 9월쯤 되었을까요..
갑자기 엄청난 스피커 뽐뿌를 이기지 못해서 덜컥 보스 901을 구입했습니다.
첨 6개월은 그다지 써~억. 내키지 않는 넘이더군요.
두리뭉실한 소리에 반사음을 들으라하지만 그 조건을 만족시키기는 여간 어렵습니다. 그러다 보니 점점 정이 떨어지고 있었죠.
물론 매칭시켜놓은 기기가 야마하의 AV리시버 그것도 꽤 오랜 구형...정확한 모델명은 잘 기억나지 않습니다만... 그렇게 들었으니..머 오죽했겠습니까..
그래도 이 보스의 소리를 못듣고 내치는 것이 아까워서 당시 유행하던 Dusson의 V8i를 들이게 되었더랬져.
보스에는 강력한 파워를 가진 앰프를 물려야 한다는 주위의 고견에 따라서 채널당 250W 정도면 충분하리라 해서 들였습니다.
약 1년 남짓 그렇게 구성해 봤는데요, 보스에서 나오는 저음이 상당히 들을만 했습니다. 벙벙거리지 않고 잘 묶여져 나오는 안개꽃다발마냥 묵직하면서도 상쾌한 저음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대신에 재즈의 브러쉬드럼 소리는 어디론가 사라져버렸습니다.
그래도 모든 음악에 걸쳐서 올라운더의 면모를 발휘하더군요..서서히...
그러나 갑자기 무슨 바람이 불어서인지 몰라도 보스와 V8i를 모두 장터에 내놓고 이제 음악생활은 집에 굴러다니던 산수이 리시버와 AR스피커 하나 구해서 소편성이나 들으며 정리하자...란 생각이 불현듯 스쳐셔....
두 기기 모두 한방에 잘 나갔습니다.
V8i가져가신 분은 아주 만족한다는 문자까지 친절하게 보내주셨으나 보스를 가져가신 분은 전화를 하셨더군요.. 스피커 한개가 소리가 안난다는...^^;;
아시다시피 보스는 뒤쪽으로 8개 유닛, 앞쪽으로 1개 유닛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가져가 보니 앞쪽 1개의 유닛에서 소리가 안난다는 이유로 반품...ㅡ.ㅡ
반품 받은 후 좋은 AR을 기다리던 맘 접어버리고 산수이와 보스...란 조금 이상한 조합으로 음악 생활을 하던중, 마눌님의 취미생활과 업무를 위해 리시버와 보스를 제 조그만 서재 겸 오락실 겸 작업실....로 지고 들어왔습니다.
공간이 중요하다는 보스 901을 4평 남짓 방에 가둬놓고 울리려니 조금 슬프긴 했지만..그래도 맘껏 들을 수 있다는 기쁨에 즐거워하던중.. 허접한 소스기기를 하나 더 늘리기로 결정...바로 PC에 연결하자...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때부터 정보를 모아 욘코 사운드카드 업글.. 후 셋팅을 해보았더랬져.
요새 참 좋은 컴터 스피커 많습니다.
그리고 HI-FI와 PC스피커는 엄연히 쟝르가 다른 분야입니다만, 그 두 장르의 중간쯤 되리라 생각되는 AV 스피커로도 보스901이 제격이란 평이 많았기에 결정한 그런 무모한 시도였을까요...
그런데 결과는..
고만 깜짝 놀랐습니다.
이전에도 집에서 썩은 엣지를 가진 인켈 스피커를 PC에 붙여보았을때.. 느낀 점은.. 머 음악 듣기야 나름대로 좋지만 당시 유행하던 노래방 midi에도 전혀 소리가 알아들을 수 없을 정도로 뭉개지고 당연 게임은 벙벙거리는 저음으로 머리가 아플 지경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보스란 넘은.. 제대로된 PC스피커의 역할을 하더란 말입니다.
음악은 주로 Foobar를 이용하는데 mp3로 인코딩된 음악과 ape인코딩 음악의 음질차가 확연히 드러날 정도로 소리결이 좋습니다. 사실 mp3와 cd음질을 구분한다는 것에 대해서 회의적이었던 저로서도 놀랄 지경입니다.
그리고 모든 hi-fi스피커가 무너질 수밖에 없는 게임...
스타크래프트 매니아인 저는 무척이나 소리가 궁금했습니다.
소위 '둑음'이었습니다.
시즈 탱크의 소리.. 찌르는 듯한 고음에 저음으로 쿵...떨어지는 소리죠... 그전엔 잘 못느꼈으나 지금은 시즈모드에 대포 소리가 정말.. 실감나게 들립니다.
공격과 수비, 살육의 효과음과 유닛들의 구령소리가 너무 잘 분리되어 들리며 절묘하게 어우러집니다.
그리고 또 다른 게임.. 카트라이더...^^;;
음악이 좋더군여.. 머 그정도..
영화를 볼때도 당연 다 채널로 인코딩된 영화들도 거실에 있는 5.1채널 스피커보다 더 섬세하며 음장감이 더 뛰어납니다. 2채널로 영화를 보는게 더욱 더 실감나고, 집중이 잘 되며 영화속의 음악과 효과음이 참 잘 전달됩니다.
물론 단점으로는...대사가 좀 묻혀서 들린다는..그런 단점도 있습니다.
맘 같아서는 센터스피커만 하나 따로 있으면 좋겠다..란 생각도 듭니다. 오직 대사처리만 하는...그런 센터 스피커...
두서없이 적었습니다.
보스 901이 올라운더라고들 하시는데 사실 점점 들을 수록 느끼는 것 같습니다.
당시 그대로 내 놓았으면 이 기분을 못느겼을 겝니다.
예상외의 수확이라고 해야 겠져...
이전에도 잘 안듣던 재즈 CD를 사모으게 했던 보스 스피커가 이젠 모든 음악을 나름대로 그 맛대로 들려주는 것에 익숙해져버려서 어쩌면 평생 가져가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멍청한 느낌이 첫번째 이지만 질리지 않고 우직하며 오랜 친구처럼 느껴지게 하는 스피커인 거 같습니다.
혹 PC에 오랜 작업을 하시는 분들께는 강추할 만한 것 같습니다.
구성은
앰프 - 산수이 qrx9001 (내놔도 절대로 안나가는...절대로 문의만 많은...)
소스 - 소니 모델명 불문...^^;;
- PC
달랑 간단한 구성입니다. ^^
그럼 두서없는 간단한 사용기...라기 보다는 감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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