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대전 사는 최원길입니다.
제게 오디오는 그냥 음악을 듣기 위한 도구라는 생각으로 그리 열정도 없고 그냥 그냥 최소한으로 구색만 갖춰서 그럭저럭 살고 있었습니다. 귀도 그리 까다롭지는 않으니 대강 대강 살면 되는 일이었습니다. 다만 스피커가 출력을 좀 요구하는 편이라 출력이 큰 앰프들이 몇 번 드나들었지요. 게중에는 트랜스가 약간씩 우는 물건들이 있기도 했습니다. 출력이 높으니 부하가 좀 걸리고.. 만들어진지도 꽤나 되었으니 절연도 좀 느슨해져서 그럴 것이라고 이해를 하고 수준에 맞춰 내보내기도 했습니다.
현재 사용중인 파워앰프는 ADCOM 5802인데 이 물건도 역시나 약간씩 우는 소리가 불규칙적으로 나곤 했습니다. 조용했다가 조금 소리가 나다가 그런 식이었지요.. 원래 토로이덜 트랜스가 전원에 민감한 것은 잘 알고 있었지만 모든 트랜스가 그런 것은 아니었으니 이 물건이 문제인가보다 하고... 그냥 음악들으면 큰 문제는 없으니 그대로 가려고 했었는데 DC filter라는 물건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정보를 접하고 긴가민가 했습니다만 정보들을 좀더 들여다보니 이해가 가서 한번 만들어보기로 했습니다. 회로가 어려운 것도 아니고 부품도 많이 사용되는 것이 아니고 다이오드와 전해콘덴서 몇 개가 전부였으니까요.
브릿지 다이오드는 부품통에 있었고 전해콘덴서만 몇 개 추가로 구했습니다.
그런데 이참에 언젠가 사용해본다고 구해두었던 차폐트랜스까지 한 번 써보자는 생각을 했고 거기에 EMI filter까지 달아보자는 쪽으로 정리를 해보니 그렇게 만든 유사한 제품들도 있더라고요.. 가격들도 웬만한 앰프 가격정도는 되는 것 같기에 뭐 저리 가격이 센가 하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사실 차폐트랜스는 크지 않은 용량인데도 크기도 있지만 그 무게가 엄청났습니다. 말이 차폐트랜스지 1차입력 전압과 2차 출력전압이 동일한 복권트랜스인 것이지요.. 이 크고 무거운 물건을 담아둘 케이스가 필요해서 알루미늄 프로파일과 판재를 이용하여 케이스를 주문 제작하였습니다.
출력측에는 콘센트를 6개를 설치하였는데 2개는 EMI Filter만 거치 것, 2개는 EMI Filter와 DC Filter를 거친 것, 나머지 2개는 EMI Filter와 DC Filter를 거친 후 복권트랜스를 통한 전원이 출력되도록 구성하였습니다. 샤시용 전용콘센트도 제대로 된 것을 구하려다 보니 가격이 꽤나 하더군요.. 이쯤에서는 그냥 DC Filter로 정리할 걸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조금 굵은 선들을 까고 연결하는 노가다도 있었고... 콘덴서 몸체 잘못 만져서 220V 전기도 통으로 먹고(분전반의 차단기가 내려가더군요. 제 일생에 두 번째로 강한 충격이었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만들어진 물건은 누가 봐도 고철덩어리였습니다.
집에서는 결코 환영받을 수 없는 그런 물건인 셈이지요.. 예전 같으면 도저히 집안에 들일 수 없는 물건이었지만 요즈음은 그냥 넘어가 주는 편이라 일단 입주는 되었습니다. 마침 눈에 안띄게 숨길 수 있는 공간이 있어서 자리를 잡고 몇년이 가도 들여다보지 않던 오디오 뒷골목을 한번 훑어 전원선을 연결하고 보니...
앰프가 조용해진 것으로 보아 DC Filter의 효과는 확실하였습니다. 나머지 기능은 아직까지 그 효과를 확인하기 어려운 것 같습니다. 그 외 다른 특별한 문제가 없었기 때문이지요.
그렇지만 그냥 제 귀가 못 알아 먹을 뿐이지 이미 효과는 충만하다고 믿기로 했습니다. 또한 이번 일로 시중에 유통되는 전원관련 장비들의 가격에 대해 어느 정도 이해가 가는 계기가 되기도 했습니다.
제목과 달리 아주 소극적인 전원 개선에 실망하셨다면 죄송스럽게 생각합니다.^^
즐거운 한주일 되시기 바랍니다.
완성된 트랜스의 겉모습입니다.
최종 조립전 내부 모습니다.-1
최종 조립전 내부 모습니다.-2
최종 조립전 내부 모습니다.-3
최종 조립전 내부 모습니다.-4
트랜스는 왼쪽 구석 뒤쪽에 숨겨놓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