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 세운상가에 있는 매킨토시를 하염없이 쳐다보던 이십대 시절이 있었다.
그리고 구입한 것은 화신소니 리시버와 마샬 M802
그날은 정말 행복했다.
그래도 쳐다보게 되는 매킨토시.
끝없는 기기에 대한 동경. 수 없이 반복되는 소리에 대한 열망.
그렇게 삼십 사십 오십을 넘겨 이제 후반에 이르고 보니 그게 그것 같은 생각이 든다.
지금도 가끔은 오디오 상가를 배회한다. 나의 꿈을 이뤄줄 소리를 찾아서.
그래도 M802가 처음 들려줬던 감흥을 능가하는 기쁨을 준 기기는 없다.
그런데 용산전자랜드에서 오디오쇼가 있다는 글을 보고 순례를 했다. 새로울 것은 없다.
그러다 여의도 산업은행에서 나윤선 공연 초대장을 보내와 가게 되었다.
공연장은 산은 강당이었고 로비에는 나윤선의 음악이 흘러나왔다. 음이 상당하다는 느낌이 들어 소리나는 곳을 찾아보니 한지스피커가 시연되고 있다.
나윤선 공연이 끝나자 한지스피커로 나윤선의 Breakfast In Baghdad 를 다시 들어봤다.
오~ 음반 마스터링이 새로운 창조라 하지만 공연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느낌과 소리를 재생해 낸다. 입체적 이미지와 놀라운 해상력 그리고 이어서 몇곡을 들어보고 이 스피커가 들려주는 소리에 놀랐다.
다만 해상력이 높아서 인지 다음 소리가 어떻게 날지에 대한 긴장감에 소름이 돋는다.풍성하고 편안한 느낌은 기억에 없다.
이제 이 스피커의 한 종류가 내집에 왔다.
인피니티 IRS 감마와 함께 275에 물려 비교해 본다. 감마의 리본도 한가락 하는 놈인데 오~ 절로 탄성이 나온다. 다시 배치해 보려 기기들을 마루로 꺼냈다. 이게 진정 오디오에서 나온 소리란 말인가? 275와 22가 이리 탁월했나? 보통 샵이나 시연장의 소리보다 집에선 항상 뭔가 부족했는데 이건 뭐 120%다.
풍성하고 편안하고 청명하고 정말 대단하다. 음장도 탁월하다.
매킨토시 275와 ACCUVE 3가 나의 방황을 갈 곳 모르게 한다.
한지스피커에 대해 경외감 마저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