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해전 여름..
한참 더울때,,, 에어컨 먼지를 털어낼 요량으로 에어컨을 분해하다
조그만 나사 하나가 없는걸 발견하고는,
동네 전파사로 갔습니다.
문을 열고 들어갔는데도,, 주인아저씨 기척이 없길래,
안계세요?? 라고 인사를 했더니,, 문을 마주한 책상에서,,,
아,, 예!! 예!! 라는 대답이 들리더군요,,
한 오십중반쯤되어보이는 주인양반은
날씨가 더운 탓인지 누렇게 퇴색되고 늘어진 민소매 런닝셔스차람으로
컴앞에 앉아서 뭔가를 하시면서 건성으로만 대답을 하시더군요
저기요 아저씨,,,
아.. 잠시만요,,,,
아저씨는 절 쳐다보실 여유도 없는지 컴만 뚫어지게 쳐다보며
흐뭇한 미소를 얼굴한가득 채우신채,,타자에 열중이셨고,,
간혹 반쯤남은 머리칼사이로 흐르는 땀을 딱을때만 자판에서
손을 떼시더군요,,
에어컨이 없는 가게에서 그렇게 삼사분쯤 서있으려니 좀 짜증이 나기도 해서
아저씨,,,, 저 손님왔다구요,,,
그제서야 처다보시고는,,,왜???
그러고 나니,,,제가 사려고 하는게 백원도 안하는 싼 물건이란 생각이 퍼득,,
ㅠ.ㅠ
아니요 저기 혹시,,요만한 싸이즈의 나사 열개만 주세요,,ㅠ.ㅠ
필요한건 달랑 한개지만 한개만 달라고 하긴 제 목소리가 약간은
컸거든요,, 하긴 열개나 한개나 그리 큰차이는 없겠지만,,,
다행이 아저씨는,,,컴에 열중하시느냐고 제 목소리가 컸나 작았나도
구분이 안돼셨던지,,, 아예... 잠시만요 하고는 예의 그 웃음을 잔뜩
뭍힌채로 웃으면서 룰루랄라,,, 공구함비스무리한걸 뒤지시더군요
그아저씨가 공구함을 뒤지시길래 문득 모니터를 봤습니다.
맨위에 쓰여진 단어,,,
방가 방가,,,,
또다른 분이 할룽 할룽~~
이어진 대화들,,,, 모 채팅싸이트에서 만난 어떤 50대 아주머니와
대화를 나누시는중이었나봅니다.
방가방가라,,,,, 순간적으로 웃음이 나더군요
요즘은 화상채팅도 되니까,,, 그럴일은 없겠지만,,
누렇게 색바란 런닝 입은 아저씨가 땀 뻘뻘흘리면서
방가방가,,,그런 류의 인터넷 조어로 대화를 하시는 풍경이
웃기더군요,,,아마도 저도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제 머리속엔,,,
아이들이 쓰는 언어 어른이 쓰는 언어가 달라야한다고 생각을 했나봅니다.
중고생이 방가방가했으면 분명 아무렇지 않게 느꼈을텐데,,,
그아저씨가 더운 여름날 땀 훔쳐가며,,방가방가 하니까 웃기는걸 보면,,,
달라야 한다고 생각을 하고 있었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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