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례식장에 있으니 맞으편에는 나름대로 유명한 상조회사가 와 있더군요.
담배피고 있으니 말을 붙이면서 나름대로 영업을 하는데 저한테는 별로 와닿지 않더군요.
친인척분들이 많아서 손이 모질라지 않으니 그들이 해준다는 서비스가 별로 땡기지도 않고 우리끼리 하는게 고생스럽지만 더 좋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정상적으로 산다면 가실때 직접적으로 모셔야 할 어르신이 대략 열세분이 됩니다.
그분들 다 보내면 저도 갈 나이가 되겠죠. 사촌들이랑 이번에 같이 일하면서 느낀건 장례식장에서 일하면 제대로 인성교육이 된다는 겁니다.
온갖 인간군상들의 집합소가 장례식장이 아니겠습니까. 술은 무제한에 알아서 음식 챙겨주지 손님이니 뭐라하지 못한지 거기서 사고치는 인간들을 볼때마다 속에서 부글부글 거리지만 그것 다 참고 모셔야 하니 얼마나 참을성이 많이 길러지겠습니까.
물론 저도 화가 나지만, 그래도 다시 그런 분들이 와서 마셔주고 시끄러운게 좋습니다.
가끔식 썰렁한 장례식장을 보고 있으면 속으로 저분의 삶과 그 자식들까지 안 좋게 생각되더군요.
상주 혼자 떵그러니 앉아있고, 가족 두어분이 그 큰 마루에 모여서 식사하는 장면은 지금 생각해도 너무 안되어 보이더군요. 거기다가 화환은 한개가 다구요.
전 그래서 제가 죽을때 너무 사람이 안 올것 같으면 자식들에게 양주와 밴드를 동원해서라도 꼭 사람이 많이 오게 하라고 할겁니다.
근데 왜, 장례식장에서는 막걸리가 나오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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