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뭔 보험이었나 증권이었나,
CF를 보다보면 한 아버지가 딸아이의 두발자전거를 뒤에서 잡아주다 살짝 놓습니다.
아이는 아버지의 손이 자신을 잡아주고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타 나갔죠.
오늘, WIFE의 제안에 따라 초2된 아이에게 두발자전거를 가르쳐주기 위해 공원에 가기로 했습니다. 아이가 자전거타기를 무척 좋아했었는데, 오늘을 싫답니다. 대신 인라인을 타겠다고. 왜 그런가 했더니 이제 4발자전거 타기 창피하답니다. ^^
바로 보조 바퀴 두개 분리 후, 공기를 빵빵하게 넣고 여의도 공원으로 갔습니다.
그리고 TV에서나 가끔 보던 장면처럼, 딸아이에게 두발자전거를 가르쳤습니다.
한 20분 지나니 좀 가능성이 있어 보이더군요. 하지만 하늘에서는 비가 떨어지고...
차에 잠시 있다 보니 멈추기에 다시 나가서 재시도...
아, 아이가 제 손을 떠나 스스로 중심을 잡으며 나가더군요...
그런데, 대견하다는 느낌이 채 들기도 전에 좀 우울해졌습니다.
그동안 들어왔던 다른 이이들의 커가는 모습, 우리 딸아이도 다르지 않기에...
이제 몇년 지나면 같이 놀러가는 것도 좋아하지 않을 것이고,
또 몇년지나면 공부에 치여 엄청 스트레스 받을 것이고...
그 이후는... 남자 친구도 사귀고 아빠에게 거짓말도 가끔 하겠지요. T_T
아까 딸아이가 숙제 좀 도와달랍니다. 숙제가 뭔가 하니,
태어났을때, 2~3살때, 유치원때, 초1때 사진을 A4용지에 4CUT 인쇄해 오랍니다.
어떤 사진을 인쇄할까 하고 보다보니 그동안 아이가 커왔던 모습들에
마음이 왜 그리 짠한지...
참 시간이 빠른 것 같습니다. 팔뚝만하던 딸은 어느새 훌쩍커버렸고,
사진속의 젋었던 엄마,아빠는 주름에 흰머리, 빽빽하던 머리는 속이 다 들여다보이고...
마음 같아서는 그냥 지금 시간이 멈춰,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지금 이 순간 만큼의 행복만큼만 느끼며 영원히 살고 싶습니다.
오늘은 만감이 교차하는 애매한 날이네요...
(죄송합니다. 술도 안먹고 횡수네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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