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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과 자장면을 먹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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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3-11 23:12:0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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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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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과 자장면을 먹다. |
글쓴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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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일 [가입일자 : 2009-08-14] |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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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14년전 얘깁니다. 법정 스님의 활동과 관련하여 업무적으로 수제자 분을
만나게 될 일이 있었습니다.
수제자라는 표현이 맞는 표현인지는 모르겠으나 덕조 스님이라고 하시는 분과
약속이 잡혀 있어서 점심을 같이하게 될 일이 있었는데,
당시엔 제가 자장면을 무척 좋아해서
아무런 계획도 없는 상태에서 저의 암묵적 강요 비슷하게 자장면을
점심식사로 하게 되었습니다.
고기를 드셨는지의 의문은 별론으로 하더라도 고깃기름이 떠있었을 면발은
드셨던 기억이 있습니다.
책을 선물받았습니다.
그런데 책 속에 뭔가 꽂혀있는 듯하여 책갈피나 연꽃 스티커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상품권 !
당시에 제 직업을 바라보는 사회 보편적 시각 때문이었을 수 있겠다 싶지만
"박재철(법정스님 본명)"이라는 한글이 파인, 나무로 만들어진 도장을 보건대
인간으로서 어쩔 수 없이 가지는 편견이 있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여하튼, 교통도 안좋은 데 사시는 분을 불러내기도 뭐하고, 그렇다고 수신인을
“XX군 XX면 XX사(절) 덕조스님”으로 하여 우편으로 반송하기도 거시기하여
선풍기와 남방하나 샀더랬습니다.
기억을 더듬자면 당시 그 스님의 나이가 20대 후반이나 30대 아예 초반으로 보였는데,
나중에 안 사실은 39세였던가?
박박 밀어서 젊어보일 수도 있었겠지만,
목욕탕에서 막 나온 중고등생의 피부에
주변에 붉은 기운 하나도 없는 흰자위,
빤딱빤딱하게 닦여서 저편의 두개골 굴곡마저도 들여다보일 것같은 눈동자.
지금은 중년_비구니를 욕할 때 부르는 표현 아님, "중"자를 장음 말고 단음으로 발음해 주시길_마저도 넘어선 나이일 터이니
법정 스님도 속세의 기준으로 보면 쉬실 때도 되었겠지요.
특정 조직에 계시는 분을 비난하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만, 선거철에 보일 법한
커다란 리본을 어깨에 대각선으로 둘러맨 분이 제게 말을 겁니다.
천국(천당) 가세요.
아니요, 저는 극락 가렵니다. 물론 받아준다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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