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이 따라로운 한 적한 오후, 지난날의 오디오 라이프를 회상하며 글을 남겨 봅니다.
지금은 매립을 해버린 죽림만, 아파트 10층에서 바라보는 바다의 풍경이 썩 마음에 들지는 않습니다.
와싸다를 알게된지 얼추 십년이 다되어가네요. 2000년도에 군제대하고 어느 컴퓨터 조립 전문점에 컴퓨터 사러갔다가 '사운드블라스트 크리에이티브(?)' 스피커로 영화를 보고있는 그 샵의 사운드에 엄청난 충격을 받아 '소리'에 관심을 갖게 되었지요.
처음에는 오디오파일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고 컴퓨터용 5.1ch 스피커만 몇 번 바꿈질하였는데 별로 흥미가 없다가 집에있는 태광 미니 전축을 분리하여 책상 위로 갖고 오게 되면서 재앙은 시작되었습니다. 으악...
엣지가 다 삭아 부스러진... 그게 엣지였는지도 몰랐던 그 때를 생각하니 웃음이...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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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2009년 결혼을 하게되면서 우리들만의 보금자리가 생겼습니다. 큰 방은 아니었지만 전용 서재가 생겼고, 책상 위에 아담하게 쓸 첫 오디오를 구매하게 되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제 기준으로는 명기라고 생각되는 온쿄 A-5VL 과 모니터오디오 RX1 이었습니다.
쿵쾅 쿵쾅... 멋모르는 이때가 참 좋았지요. 바꿈질도 몰랐고 그냥 평생 쓸 것만 같았는데... 고백합니다 ㅠㅠ
모든 재앙은 (와싸다의 장터)를 알게되면서 입니다 ㅠㅠ
아마 2년동안 단 하루도 장터에 출석을 빼먹지 않은 사람 찾으면, 그기 저도 있을 겁니다 -,.-a (아마 이 글 보시는 회원님들 중에도 계시겠지요 !)
식중독으로 쓰러져 병원에서 닝겔 맞을 때도 스맛트 폰으로 ㅋㅋㅋ
최근에 프로악 북셀프를 듣다가 톨보이로 바꿈질을 하였습니다. 그리고 제가 가끔 듣던 노래를 걸었는데, 이 노래가 너무 다르게 들리는 겁니다.
영화 보디가드의 OST 곡으로 너무나 유명한 곡이죠. 얼마전 작고한 휘트니휴스턴의 대표곡이기도한 I will always love you.
여자 보컬 좋아하시는 분들은 하나 쯤 갖고계실만한 지나 로드윅이 부른 이 째즈풍의 노래는 정말 너무 매력적입니다.
If I should stay, I would only be in your way.
(내가 혹시라도 머무른다면 난 단지 당신 앞길에 방해만 될겁니다)
So I'll go, but I know I'll think of you ev'ry step of the way.
(그러니 난 갈래요, 하지만 난 알아요, 내가 걷는 걸음마다 난 당신을 생각할 거라는 것을) ♬~♪~♪~♬
북셀프로 들을 땐 보컬 소리는 괜찮지만 낮게 깔리는 저음은 잘 느껴지지가 않았는데 톨보이로 바꾸고 나서는 정말 마음을 울리는 것 같은 음악이 들립니다.
이 곡 꼭 한번 들어보시기를 청해봅니다.
모니터오디오 GS-60도 한 때 한 회사의 플래그쉽 모델이어서 그런지 칭찬할 구석이 보입니다.
우선 블랙하이그로시 마감이 정말 가구 수준입니다. 또한 제가 느끼기에는 조금 여성스럽다는 느낌이 들게합니다(거칠지가 않다는 말) 물론 나쁘지 않은 앰프 탓인지는 모르지만 6.5인치 우퍼에서 나오는 저음은 양감보다는 깊이감이 좋은 것 같고, 가청주파수를 훨씬 윗도는 스펙의 고음 역시 청명하고 맑은 느낌입니다.
다만 프로악에서 느꼈던 질감은 부족하지않나 생각됩니다.
구성된 기기에 비해 소스가 너무 부실하여 아직 실력발휘는 못하고 있다는 생각은 듭니다.
그런 이놈을 멀리 왕복 500km나 뛰어가서 업어오면서 다시 바꿈질은 안해야지 했는데, 소리를 들으니 또 준대형기에 욕심이 가기 시작합니다.
왜냐면........
사이즈에서 오는 공기의 울림이라는 것이 있더군요.... 조그만 북셀프로 음악들을 땐 음색이니 해상력이니 이런 게 보였는데, 중형기로 가니까 공기를 가르고 전해오는 울림이라는 것이 있네요. 마치 장풍 한 방이 날라오는 듯한 그런 느낌. 공기의 파장. 아~~~ 이 새로운 느낌은 또 평화를 찾는 제 마음에 혼란을 주네요 윽윽 ㅠ.ㅠ
그 동안 오디오 하면서 제가 배운 것은, 이 취미생활에 임하는 관심과 열정이 아니었는가 싶습니다.
"관심하는 만큼 알고, 아는 만큼 보인다"는 이 말을 몸 소 체험한 듯 싶습니다.
얼마전 약 7년 가까이 다녔던 첫 직장을 그만두고 지금은 취업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회사가 경영악화로 워크아웃 절차에 있었고, 강도 높은 구조조정도 진행중이었습니다.
나 한명 더 나가면 다른 누군가 한 사람은 머물 수 있겠지하는 마음. 적어도 난 용기있는 사람이지 하는 자만감... 그리고 바깥에 나가면 내 위치는 어느 정도일까 하는 호기심... 취업 못하고있는 실업자의 고통은 어떨까 몸소 느껴보고싶은 무모함... 그리고 매너리즘의 타파, 새로은 도전... 아주 복합적인 이유로 갈 곳을 정하지 않고 사직을 했었지요.
몇 번 면접에 떨어져보니 스펙이 중요하더라는 ㅠㅠ 그래서 지금은 저의 전공을 살려서 CISSP 자격증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멀리 통영에서 서울까지 주말반 학원을 다닌다는 ㅠㅠ 다른 사람들은 회사 돈으로 고용환급 과정 듣는데, 나는 내 돈 다내고 다닌다는, 매 주말마다 찜질방에서 쪼그리고 잔다는... .''ㅠㅠ''.
제 작은 소망이 하나 있다면 지방에도 오디오를 취미로 가지신 분들의 오프라인 동호회를 만들어서 건전한 사회활동에 참여해보고 싶다는... 경제력이 된다면 통영의 어느 경치좋은 곳에 청음실을 만들어서 예술의 고장인 이 곳을 조금 더 빛내보고 싶다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