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받지 않은 돈 6만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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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3-06 12:43:4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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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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받지 않은 돈 6만원 |
글쓴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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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건 [가입일자 : ] |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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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살고 있는 이 동네는 3월이 지나면 슬슬 이사 시즌이 마감이 됩니다.
물론 작은 방들이야 계속 움직입니다만, 얼마 되지 않는 중개 수수료에 많은 곳에서 손사래치고 별로 반기지를 않습니다.
오늘 행색이 추리한 할머님 한분이 가게앞에서 들어올까 말까를 망설이시더군요.
행색은 추리해도 말씀하시는 투로 미루어 험하게 사시지는 않으신듯 한데 어쩌다... ... 하는 생각도 들더군요.
일단 담배피우러 나가는채 담배를 하나 물었습니다.,
할머님께서 그냥 가시려는 듯 쭈뼛거리시더군요.
"뭘 도와드릴까요?"
이런 말을 하면서 순가 제가 도울일이 뭐가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더군요, 정말 도울 생각이 있기나 한건지... ...
할머님께서 엉거주춤 가려다 마시려는 모습으로 돌아서 저를 보시면 여쭙습니다.,
"에휴 방 쪼끄만한 것 하나 찾는데., 구하기 힘들어서... ..."
일단 가게 안으로 뫼시고 들어왔습니다.
보훈병원에서 청소일이나마 하시겠다고 어렵사리 자리를 구하셨는데 육신이 많이 늙으셔서 잠이라도 편케 자고자 하지만 가진돈이 워낙 조금이시라, 이 동네에 살기는 힘드실 것 같고, 다른 동네에서 왔다 갔다 하자니 힘도들고 하실 것 같다고 말꼬리를 흐리시더군요.,
보증금 300만원에 월세 13만원짜리.,
방을 구하노라고 이곳 저곳 부동산에 전화를 했습니다.
손님이 가서 보여 달라고 하면 귀찮은 듯이 구는 사람들도 다른 부동산에서 걸면 그간의 관계를 생각해 있다면 보여줍니다.
원하는 가격에 맞는 물건이 없는지라 두어군데를 보여 드리고 다시 가게로 뫼시고 왔습니다.
커피한잔 타 드리고, 마음에 맞는 물건이 없으시지요? 하고 여쭈니 그나마 방을 보여줘서 고맙다고 하시더군요......
그리고는 나중에 갔던 집조금만 깍으면 안되겠냐고.
뭐 상대방 부동산에 전화해 돈 1만원 깍아 드렸습니다.
그리고 계약서를 쓰고.,
복비가 얼마냐고 물으시며 주머니에 넣어두신 아마도 그분이 가지고 계신 현금의 전부일지도 모를 돈을 주섬주섬 꺼내시더군요.
"어머님, 이 돈 꼭 맛있는 것 사드시고, 아직 날이차니 방 따뜻하게 하고 지내세요 제가 어머님이 주시려는 돈의 10배쯤은 받은 것으로 치겠습니다" 라고 말씀드려도 얼마냐고 계속물으시는데 차마 받을 수 없는 돈이더군요... ...
고맙노라고 연신 인사를 하고 가시는 분의 뒷모습을 보며 참 여러가지 생각이 들더군요.,
즐거워야할 토요일인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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