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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교육 현실에 대한 안타까움
자유게시판 > 상세보기 | 2010-03-06 00:35:01
추천수 0
조회수   860

제목

우리 교육 현실에 대한 안타까움

글쓴이

김창훈 [가입일자 : 2002-08-22]
내용
광범님의 얘기와 관련이 없으나

오늘 저의 경험과 겹치면서

지금 제가 하고 있는 작업도 몹시 바쁘지만

잠깐 제 생각을 적어봅니다.

광범님의 보통 생각이 맞은데

이상하게 걸리는 부분이 있습니다.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저는 교직경력 10년 남짓된 남자 고등학교 교사입니다.

교직에 뜻은 없었지만

여차저차 해서 늦게 교직을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아직 뚜렷한 교직관도 없는 어줍잖은 교사입니다.

도덕, 윤리를 가르치다 보니

'인간이란 무엇인가'에 대해서도 조금은 깊게 다룹니다.

그쪽 관련해서 생각이 모자라지만 약간의 자료도 냈고요.

저도 자식을 키우고 있기에

이 녀석들이 어떻게 자라주었으면 하고 생각도 하고,

저 자신의 삶에 대해서도 자주 고민을 하는 편입니다.



이런 제가 오늘 이런 경험을 했습니다.

저는 선생님들과 밥을 먹기 보다는 학생들과 즐겨 먹습니다.

오늘 저녁밥도 애들과 어울려 먹는데,

옆에 수업 시간에 자주 졸고 수업 태도가 안좋은 애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약간 나무랐습니다.

'너 내 수업에 충실하지 않은 거 보니까 공부 못하는 애 맞지?'

(이번에 새로 3학년 윤리를 가르치기에 이번 학년 애들을 잘 모릅니다)

딱 이정도 였습니다.

그러면서 애가 하는 말이(고3입니다),

'선생님, 저 요즘 게임 끝었고요, 그리고 저 공부 좀 하는 편이에요.

전교에서 중간 정도 해요'(우리 학교 문과 중간은 전국에서 좀 떨어지는 편입니다)

제가 좀 놀라면서, 그럼 작년 담임 선생님이 누구냐고 물었더니

우리 학교에서 많이 엄한 선생님이고,

올해 담임이 누구냐고 하니까 많이 순하신 분이더군요.

그래서 제가 다시 물었습니다.

'너 그럼 올해 자유를 느끼니 너무 좋겠다?'

그러니까 애가 하는 말이,

'아니요, 저는 작년 *** 선생님이 더 좋았어요'

저의 답변, '헐~~~~ㄹ'



* 자유를 주는 선생님보다 구속을 하는 선생님이 더 좋다?

자유를 주는 것은 자율적으로 공부를 하라는 것이죠.

그런데 학생들은 때려야 말을 듣습니다.

사람은 짐승이 아닌데도 말이죠.

학생들은 자기 스스로 짐승인줄 아나 봅니다.

자유를 모르기에 그러겠죠.

언제 자율적으로 뭘 해봤어야 말이죠.

때리는 선생님 밑에서 못 도망치고 맨날 혼나고 하면서 타율학습을 해서

성적이 조금이라도 좋아지면 그게 좋은 건 줄 알고

그 선생님을 좋아합니다.

물론 정말 제대로 적시에 때려서 가르치는 훌륭한 분도 계시고,

그 마음을 잘 알고 가르침을 받는 학생도 있겠지요.

그런데 제가 그 선생님과는 10년 넘게 알아오는 사이고,

제 수업 시간에 충실하지 않은 그 학생은 제가 어떤 학생인가

실은 조금은 뒷조사를 해봤거든요.

물론 저도 제가 있는 그대로 보는 것이 아니라,

'보고 싶은 대로' 보고 생각하는 것일 수도 있다는 것 잘 압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교육은 근본적으로

가르치는 사람이나, 배우는 사람이나,

태도, 가치관 등에 문제가 있는 듯 보입니다.

사람은 때려야 되고,

때리는 사람이 더 고맙다.

인간에게 자유가 어떤 것인지,

자율이 무엇인지 도무지 모르는 것 같아 안타까웠습니다.

제가 1월 2월 두 달간 그 녀석에게

'인간에게는 자유가 가장 소중하고,

사회에는 정의가 최고의 덕목이다'고 수업을 했는데

말짱 도루묵이었다는 거죠.

'실존적 인간, 인간의 삶, 자유'를 다시 설명해줘봐도

깨달음이 없겠죠.

성적 높이기보다 제대로 생각하기를 가르치고 있는데....

자신의 삶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할 시간조차 없는 교육 현실 탓이겠죠.

쓸쓸한 밤입니다.

다시 일이나 해야겠습니다.



저는 일하는 기계가 아닌데,

저를 일만 하게 만드는 직장의 현실...

저도 내일 주말에 놀고 싶은데

집에서 이틀간 또 죽치고 일이나 해야한다니

주말이 정말 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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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범 2010-03-06 00:45:06
답글

때린다..<br />
<br />
매를 든다...<br />
<br />
때린다는건...<br />
<br />
감정이 실린 것이구...<br />
<br />
매를 든다는건....<br />
<br />
일종의 훈계라구 생각하는데요...<br />
<br />
<br />
저가 생각하는 딸래미 반 선생님은...<br />
<br />
나름대로 아이들을 가르치는 방법을 터득하고 계시는 분이라고 느껴지구요..<br />

김대홍 2010-03-06 00:46:59
답글

김창훈님 화이링~~~ ^^

김광범 2010-03-06 00:52:12
답글

딸래미..<br />
<br />
아직까지 학원 한번 안보냈습니다...<br />
<br />
성적보다는 학교생활과 단체생활을 더 느끼게 하고 싶었지요..<br />
<br />
이제 4학년이구...<br />
<br />
다른건 다 따라가는데...<br />
<br />
수학과 영어 이해력이 좀 약하더군요..<br />
<br />
이 두과목만 과외공부를 좀 시킬까...하는 고민을 좀 하구 있습니다....ㅠㅠ<br />

김창훈 2010-03-06 01:24:59
답글

어라, 대홍님이 아직 안주무시네요^^<br />
<br />
광범님, 4학년이면 저희 애와 같군요.<br />
수학과 영어가 딸린다면<br />
수학은 집에서 문제집 매일 적당히 풀게 해보세요.<br />
문제해결의 길잡이라는 책이 있는데 괜찮더군요.<br />
덕분에 모자란 제 아들놈이 이제 수학을 좀 합니다.<br />
영어는 시디 들려줘 보세요. <br />
아니면 유행하는 영어학원 몇 달 보내셨다가<br />
집에서 시디

장희준 2010-03-06 02:49:07
답글

저는 대학에서 애들을 지도 합니다..<br />
아 뭐..정교수는 아니구요..전공실기 강사 입니다. 말이 좋아 외래교수니 전공 교수니 합니다만..<br />
비정년(비 정규직), 대학강사들은 오히려 정년을 선택 안하는 경우도 많습니다.<br />
개인 레슨 등을 못하고...꼼짝을 못하니까요.<br />
뮤지션은 좀 자유로움을 추구해서 그런가..암튼,<br />
<br />
대학은 중고등학교와 달라서 전공교수한테 개기지는 못 합니다.<

racehorse@empal.com 2010-03-06 03:09:08
답글

인간에겐 자유가 소중한 것은 맞지만, 방종하기 쉬운것도 또한 인간입니다.<br />
<br />
말로만 정의를 부르짓는다고, 그 정의가 저절로 몸에 베이는것이 아니라, <br />
정의를 행하는 것도, 훈련을 받아야 튼튼한 반석위에 세워지는 겁니다.<br />
<br />
인류역사이래 학교나 교육기관에서 잘못되게 혹은 악을 행하라고 가르친곳의 거의없습니다.<br />
말로만 가르쳐도 '정의'를 행하는 사람이 된다면, 이 세상엔 법이

진현호 2010-03-06 07:32:24
답글

1~2년에 나타나는게 아니라서 그렇습니다.<br />
<br />
몇몇 선생님이 어떻게 한다고 달라지는게 아니라 시스템 자체가 변해야 되는데<br />
지금 상태론 물건너 간거죠.

김창훈 2010-03-06 09:17:19
답글

제가 말씀 드린 요지는,<br />
인간의 자유와 사회의 정의에 대해서 학교에서 가르치지만<br />
현실적으로 학생들이 생각할 시간도 없고<br />
성적 향상의 위주로 공부하기에<br />
가르치는 사람이나 학생들 중에도<br />
성적 오르는 것이 최고라고 생각한다는 거죠.<br />
자율보다는 구속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니까요.<br />
비약일지는 모르겠지만,<br />
자유를 주기보다 구속을 한 역대 대통령이 몇 있죠.<

김우영 2010-03-06 09:40:28
답글

저도 기억하는 선생님들의 말씀 중 하나가 " 너희들은 짐승이냐? 왜 때려야 말을 듣니?" 라는 것이었습니다.<br />
반문해보면 왜 때리기전에 아이들을 제대로 이해시키지 못했을까요? 그러면 선생님 당신은 동물원의 사육사입니까? 일부 선생님들이 감정이 실린채로 뺨이나 머리 등을 때리는 걸 보면 누가 짐승인지 모르겠습니다.<br />
<br />
사랑의 매는 때리는게 아니라 지정된 신체부위 - 손바닥이나 종아리 등- 를 미리 학생들과 약속

이용규 2010-03-06 10:13:53
답글

말로해서 알아들으면 아이가 아니지요<br />
성인도 말로해서 못알아듣는데<br />
<br />
자율을 가르치는것이 교육이라 생각합니다<br />
자율적으로 알아서 하면 교육다한거지요

김광범 2010-03-06 10:29:22
답글

우리가 초등학교 다닐때...<br />
<br />
매가 없었다면.....선생님이 안무서웠다면....<br />
<br />
과연...<br />
<br />
공부를 제대로 했을까요....<br />
<br />
저는..<br />
<br />
공부 안했을거 같습니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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