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가라는 회사의 스피커들이 요즘에는 많이 알려진 것 같습니다.
가격 착한 편이고 소리도 좋고
근데 제가 처음 레가의 소리를 들었을 때
그때 들었던 모델이 아라 라는 북쉘프였는데
저역이 실종된 느낌이 너무 강해서 이건 밸런스에 좀 문제가 있는 물건이다
그렇게만 생각했었지요.
그러다가 언제부터인가 그 아라가 소리 좋다는 말씀들이 올라왔고
나중에 들어본 아라의 소리는 상당한 매력이 있었습니다.
귀가 얇은 탓도 있겠지만 귀가 달라진 탓이 더 크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제서야 알았지요 아 내가 전에 들었던 그 밸런스 이상한 물건이 이 물건이었구나 하고..
근데 좋긴 한데 저역이 아쉽기는 하더군요.
그러던 차에 장터에서 톨보이 알야가 나온 걸 보고 들였는데
아라보다 밸런스는 좋았으나 그 매력은 희석된듯한 느낌에...
재미있었던 것이, 클래식 악기 표현에는 상당히 능숙한데 전자악기에는 미숙한 독특한 녀석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래서 클래식을 주로 듣는 제게는 좋은 스피커였는데 그렇지 않은 분에게는 영 아닐 수도 있었을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오늘의 주인공인 엘라 스피커입니다.
2웨이 톨보이인데 트랜스미션 방식입니다.
인기가 없어 저렴하게 나온 것을 잡아온 것이 벌써 1년이 되어갑니다.
트랜스미션 방식이지만 저역의 이질감이나 딜레이되는 듯한 느낌은 느껴보지 못했습니다.
단자 하나가 헐거웠는데 오늘 좀 만지다가 그만 단선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오픈하고 네트웍을 찍어 보았습니다.
아래쪽의 검은 받침대를 열면 네트웍이 있습니다.
쉽게 구동되는 것을 보고 그럴거라 생각은 했지만
막상 열어보니 얼마나 단순한지...
그렇다고 제가 볼 줄 아는 것은 아니고 바이 와이어링 대응으로 단자는 네 개가 있는데 속에 부품은 달랑 세 개 ㅋㅋ.
뭐 그래도 저항이 없는건 맘에 드네요.
투명하고 밸런스 잡힌 소리를 내 주어서 좋다가, 어떤 때는 좀 시끄러운 느낌이 들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악기나 목소리의 배음을 아주 잘 들려주는게 좋고 중역이 다소 소란스럽게 들리는듯한 때가 있고 그것이 장점과 단점으로 느껴지는 부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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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올리기 전까지는 엘라를 대충 방치하고 들었었습니다.
싼맛에 들였다가 대충 세워놓고 가끔 듣고 그러다 팔까 말까 고민하다가 뭐 그 정도였습니다.
바이 와이어링 대응하는 단자라 점퍼선이 필요했고, 네오텍의 OFC 선재로 감아 놨었습니다.
최근 그 선을 빼고 은 단선으로 대신하였습니다.
고역이 오히려 듣기에 순해지고 중고역에서 때로 소란함으로 느껴지던 소리결이 어느새 섬세한 표현으로 다르게 들리는데 마치 악기가 튜닝이 조금 덜 되어 시끄럽게 들리던 울림이 약간의 조정으로 또랑또랑한 소리로 들리는 그런 변화가 있었습니다.
지금은 아주 똘똘한 소리로 즐거움을 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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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한 네트웍 때문일까요? 린 칸 구형과 같이 놓고 들어 칸이 매끈하고 예쁘게 울리는 것을 엘라는 있는 그대로 내어놓는 그런 느낌이 듭니다.
컴퓨터에서 뮤피 M1 DAC 거쳐서 사이러스 1 그리고 엘라 입니다.
ONIX A-120 MK2 라는 앰프도 사용하는데 레가에는 사이러스가 더 나은 것 같습니다.
리모콘도 안 돼고 워낙에 오래 되어 언제 돌아가실지 불안하였지만
너무 이뻐 보여서 구입한 사이러스 1 입니다.
약간의 보살핌을 받은 후 엘라를 잘 울려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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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라는 많은 장점을 가진 스피커라는 생각을 합니다.
제가 생각하는 엘라의 장점입니다.
1. 단순한 네트웍과 작고 가벼운 유닛을 채용하여 울리기가 쉽습니다. 아주 낮은 출력의 앰프(엘프 X)로도 어지간한 소리가 나와주었으며 30W 정도 되는 사이러스 1 으로도 부족함이 느껴지지 않습니다.
2. 작은 유닛에 단순한 네트웍이지만 트랜스미션 라인을 사용하여 크지 않은 공간에서는 밸런스에 문제가 없습니다. 떄에 따라 6.5 인치 북쉘프 정도의 중저역을 내주는 것 같은데요, 통울림이 느껴지지 않는 깔끔한 저역입니다.
3. 그럼에도 5인치 소형 북쉘프의 민첩함과 중역의 질감 작은 실크돔 특유의 고역에서의 장점을 고스란히 갖고 있습니다.
3 - 2. 악기들의 서로 다른 음색과 연주에서 느껴지는 작은 변화들을 민감하게 포착하므로 음악에 빠져들게 하고 공간을 그려내는 능력도 좋습니다.(이런 부분이 린 칸과 구분되는데요 린 칸이 더 예쁜 소리를 내긴 하지만, 다양한 음의 표현과 저역, 공간을 그려내는 능력에서 엘라가 한 두 수 위의 결과를 들려줍니다)
쓰다보니 너무 칭찬 일색이라 스피커 몸값 올리려는 표현 아닌가 느끼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근데 제가 미국에 있거든요. 그래서 한국에서 몸값 올라 봐야 저랑은 상관이 없답니다.
한계성으로 느껴지는 부분을 적습니다
정말 좋은 스피커는 어두운 톤, 깊이나 무게감 그런 분분까지 모두 갖추어야 음악의 전체적인 모습을 그려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좋은 악기나 좋은 연주자들은 공통적으로 밝으면서 어둡고 섬세하면서 힘이 있는 소리를 내는데 그런 면이 엘라의 부족한 부분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저는 대중음악쪽은 거의 듣지 않으므로 그런 음악들이 어떻게 들릴지는 모르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