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연휴가 끼어 있길래 오후 1시에 서울을 출발하여 원주에 도착하였습니다.

커피샵을 운영하는 지인을 따라 까페 몇 곳 둘러 보고 이것저것 이야기를 나눈 뒤에 헤어졌습니다.

저녁식사 시간이라 아이들이 먹고 싶다는 돼지갈비집을 네비에서 찾으니 눈에 띈 식당 상호가 갈비둥지로였습니다. 헌데 이 집은 메뉴판을 읽어 보니 미국산 소고기라고 써 놓고 팔고 있는데, 약간 꺼림칙하고 희한하다 싶었습니다. 직원은 모두 알바생들인데 성실하더군요. 돼지갈비 5인분을 시켜서 먹는데, 굽는 과정에 나오는 불도 갈탄인지 뭔지 좀 별로고 고기는 약간 색깔로 그렇고 익힌 후 빛깔도 허옇고 씹는 맛이 푸석거리더군요. 갈비 맛이 영 아닌 것처럼 느껴지길래 먹는 둥 마는 둥 계산을 하기로 하고 아이들에게 공언하기를 여기를 나가서 새로운 맛집을 찾아서 제대로 먹자했습니다.

이번에는 먼저 제가 근처에 있는 음식점을 살펴 본 후에 결정하기로 하고 주변을 둘러보니 오리집으로만 보이던 건물에 대원정 참숯불갈비라고 써 있는 바로 옆 건물로 들어 갔습니다. 문 밖에서 보니 안이 너무 썰렁하여 잠시 멈칫거리다가 이내 한 발 들여 놓은 김에 들어가서는 직원을 찾는 척하다가 고기를 썰어 내는 곳을 보았습니다. 고기를 진지하게 써는 모습도 좋아 보였고, 썰어 놓은 고기빛깔도 좋았기에 즉시 전화하여 올라 오라고 전화를 하였습니다. 안에 들어가 보니 작은 방이 수두룩하고 방마다 몇 호실 몇 호실 적혀있는데, 돼지갈비를 주문하고 보니 신선하고 아까 그 집과 비교가 안되더군요.

밑반찬도 너무 차이나서 애들도 눈이 휘둥그레지는데, 익힌 후 고기맛이 너무 기막혀서 가족 모두 동시에 이 집은 나중에 또와서 먹자고 하는 말이 저절로 나오더군요. 옥수수를 쪄서 내놓은 것을 먹어 보기도 하고 묵사발도 먹어 보고, 음식이 매우 깔끔했습니다. 가격은 갈비둥지로가 7000원에 200g이고, 대원정이 8000원에 300g이더군요.

대원정이 생긴 지 2년 되었다고 하는데 만약 갈비둥지로에 모여서 단체 모임 식사하는 사람들이 이 동네 사람들이라면 너무도 이상하지 않나 싶을 정도였습니다.

아이들이 너무 좋아하여 오늘 아침도 그곳을 다녀왔습니다. 직원들 모두 상냥하고 친절하며 서울에서 간혹 갈비를 시키면 목살을 양념한 것이 주로 나오는데, 대원정은 모두 순수한 갈비살이었습니다. 다른 뽐뿌는 없이 20십년 만에 방문한 원주에서 저녁식사를 해결하려다 우연히 알게된, 무엇보다 타지인으로서 돈 주고 먹기 아까운 곳이 있는 반면에 사람대접 제대로 하는 고기집의 정보를 와싸다 회원 여러분께 제공하고 싶은 마음에 올려 봅니다. 올라오는 길에 영동고속도로 사정이 안 좋은 듯하여 춘천쪽으로 하여 올라왔습니다. 교통상황도 막힘이 없었고 눈이 정말 많이 내려서 설경이 매우 아름다왔습니다. 고기답지 않은 고기에 대한 기억을 빼면 참으로 즐거운 작은 여행이었습니다.

나중에 그 곳은 다시 갔으면 좋겠다는 딸래미 말대로 다음에 꼭 그렇게 하자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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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지에서 먹거리를 제대로 먹을 수 있는 기쁨을 나누고자 서둘러 적다 보니 글이 엉망이더군요. 조금 고쳤습니다. 부끄럽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