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겨울은 참 혹독하고 추웠습니다.
타고난 건강체임에도 실내 온도 영하 5도까지 떨어지는 집에서는 견디질 못해 옆 집으로 피난가는 작금의 사태에 이르렀었습니다. 그래도 춥고 긴 겨울 날, 마음이라도 훈훈할 수 있게 음악이라도 듣자고 주섬주섬 모아서 구성을 해보게 되었습니다.
십 수년전을 생각하면 요즘은 정말 AV시스템을 비교적 저렴!하게, 그러나 가격을 생각하면 훌륭하게 만들 수 있는 시대가 되어버렸었지요. 이 정도 시스템만 되도 참 괜찮은 소리가 나온다고 생각했습니다.
나름 좋아하는 시스템이 네개나 있길래 굳이 손댈 필요가 있냐는 생각에도 불구, 주섬주섬 손을 대게 되었지요. 코스트코에서 세일하면 TV 하다 가져왔다 주변에 필요하신 분에게 넘기고 등등 -_-a 올림픽 기간동안 부모님댁 TV가 사망?하셔서 하나 사드리고 망가진 TV로 세팅을 하고..... 그 결과로 가격대 성능비가 무시무시한 녀석들만 모이게 되었습니다. 외려 값비싼 장비보단 가격대 성능비가 무서운 장비가 거래하기가 더 어렵더군요. ^^
가격대 성능비 우주최강 No.1인 트라이앵글사의 셀리우스 ES입니다.
대부분 소리를 만들어가는 과정에서는 처음 출시되었던 가격이 무시되기 때문에 앰프나 소스기기를 매칭하는데 있어서 실수를 하는 일들이 많고, 장비에 대한 오류나 저평가로 이어지는 일들이 많은데요. 셀리우스나 ES,ESW, 마젤란 등의 장비들도 그런 대표적인 부류의 장비가 아닐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특유의 가늘고 섬세한 성향과 여러가지 단점 때문에 허접!한 스피커라고 판단되기 쉬운데 살살 달래면서 A클라스의 축복이나 진공관의 따스함으로 얼마든지 훌륭한 소리를 만들어 낼 수 있는 멋드러진 스피커였습니다. 한동안 손 안대었던 진공관을 셀리우스ES 덕에 손대게 될 모양입니다. 더불어 해결까지는 못했지만 해결하려 최선을 다하던 다빈월드의 친절한 AS정신도 기억에 남는것 같았습니다.
가격대 성능비 우주최강 No.2인 쿼드 5.1채널입니다.
이 스피커의 핵심은 아마도 딸려있던 서브우퍼가 아닐까 생각이 드는데요. 자칫 잘못하면 하이파이용 서브우퍼이기에 박진감있는 저역이 나오진 않지만 굉장히 양질의 저역과 섬세함을 표현해 줬던것 같습니다. 일반 아파트나 가정 공간에서 이 시스템으로 스피커를 구성하면 참 괜찮은 소리가 완성이 되더라고요. ^^
AV판도가 바뀌어서인지 요즘들어 블루레이를 구입하는 일도 별로 없고 TV 자체에서 시그널을 받아 리시버로 전송하기 때문에 구형 리시버라도 중급기 이상이면 참 괜찮은
소리를 얻어내는것 같습니다. 십여만원대에 중급기 야마하 리시버를 쓸 수 있다는건
축복인듯 합니다. ^^
가지고 있는 시스템 중 유일하게 일체형 리시버 타입인데요. 보물찾기 하는 기분으로
구성한 것 같습니다.
장터에서 무척 인기만점?인 데논 2000ae입니다.
역시 유일하게 갖고 있는 일체형 인티앰프... 물론 단점을 꼬집는다면 많지만 소리라는건 분석하며 듣는게 아니라 즐길려고 듣는다고 생각을 한다면 이 녀석이 왜 장터에서 그토록 인기가 좋은지 답은 알겠더군요. 더불어 짝이 되는 CDP인 DCD 2000ae나 마이너인 1500ae까지 탐나게 만드는 모델입니다.
어느덧 리모콘이 더 생겨버렸네요. ^^;;
사실 촌막인 이 공간은 오디오를 하기엔 무척 안좋은 공간입니다.
사방으로 뚫린 출입구와 낮고, 평평하지 않은 천장, 한동안 안쓰던 디퓨저나 어퓨저는 이런 공간을 잡기에 참 좋더군요. 역시 무척 잘 만들어진 디퓨저 겸 어퓨저 덕택에 스테이지 만드는데 도움이 된듯 합니다.
물론 나머지 4개에 비하면 투자한 비용도, 성능도 떨어지지만 오디오를 즐기는 방법은 다양한 것 같습니다. 완성된 장비를 즐기는 즐거움도 좋지만 구성해나가며 다른 색깔의 가격대 성능비가 좋은 시스템을 꾸며보는 것~
이렇게 어느 가을날은 시작되었네요.
멋진 음악이 가을날의 추억을 아름다운 색조로 채색해주길 바래봅니다. F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