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년 전 입문할 때 어느 고수님께서 "중고가 200만원이면 가성비 최고의 조합을 만들 수 있습니다" 하셔서 이게 나름 제 기준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호기심에 바꿈질을 계속하다 보니 어느새 단품 200만원 이상의 기기도 쉽게 들이고, 그러면서도 욕심은 지갑 사정도 모르고 하늘을 찌르더군요.
며칠전에 스피커를 바꾸고 보니 제 화두였던 '중고가 200만원에 괜찮은 조합'이 구성된 것 같이 소개하고자 글 올립니다.
먼저 스피커는 제가 편애하는 B&W의 CM5입니다. 흔히 말하는 '상급기를 위협하는 하급기' 입니다.
B&W는 2008년 겨울의 눈 오는 날 로이코 전시장에 들렀다가 팬이 되었습니다. 기기 구입 일정이 없는 분이라도 로이코 전시장은 꼭 들러보시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AV 전용룸과 소극장 형태의 청취실은 예약을 해야 하지만 walk-in 하셔도 로이코에서 수입하는 스피커와 앰프들을 자유롭게 청취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전면 유리창 너머로 보이는 한강과 서울의 풍경은 어느 카페보다도 훌륭합니다.
이곳에서 800 시리즈와 CM 시리즈를 모두 청취해 보았는데, 비록 체급은 다른 기기들이지만 모두 B&W 고유의 소리특성을 들려주는 것을 파악할 수 있었고, 하급기들도 의외로 좋은 소리를 들려주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CM5는 805s와 비교할 때 저역의 윤곽이 살짝 뭉툭한 느낌이 들지만 중고가 세 배 이상의 805와 유사한 레벨의 소리를 들려줍니다.
앰프는 무난한 데논 2000입니다.
이놈은 뭐가 좋은지 모르겠습니다. 매킨처럼 힘이 느껴지지도 않고, 네임처럼 리드미컬한 음악성이 돋보이는 것도 아니고...
그런데 벌써 내쳤다 들였다를 세번째 반복하고 있습니다.
저는 집에 있으면 하루 종일 라디오를 틀어놓습니다. 아마도 데논 앰프의 자극 없고 무난한 특성이 이놈을 자꾸 찾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시디피는 리모콘으로 같이 콘트롤할 수 있는 같은 시리즈의 DCD-2000 입니다.
최고의 조합은 아니지만, 200만원 예산으로 구할 수 있는 조합으로 추천하고 싶어 글 올립니다.
회원님들 모두 즐거운 음악감상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