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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이야기] 母子 사기단 이야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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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2-06 05:32: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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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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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이야기] 母子 사기단 이야기 ^^ |
글쓴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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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혁 [가입일자 : 2001-12-18] |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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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고등학교 댕길때니까.......아마 한 30몇년은 넘었을것 같습니다.....
그때는 마땅히 놀거리도 없거니와 사는 형편이 녹녹치 못할때라서 설날은 애들의 로망 이었습니다.
추석도 명절이지만...짭짤한 현금을 손에 쥐는날은 설날밖에 없었으니 모가지 쭉빼서 설날 기다리는 그마음이야 다 아실겁니다.
이 이야기는 1970년대 이야기 입니다......
제 조카넘이 그당시 국민학교 저학년 이었습니다.
그당시 섣달그믐날(음력 12월 31일) 잠을 자면 눈썹이 희어진다는 속설이 있었습니다....
어린 조카넘은 평상시엔 9시를 못넘기고 잠이들지만...
다음날 받을수 있는 설날 세뱃돈에 가슴이 설래는지 잠을 잘 못이루더군요....
그래도 꼬맹이 인지라 11시쯤 넘어가니 하품을 실실 하는게 아닙니까...
기회는 이때다...나도 어릴적 형님들에게 많이 당했던 "잠자면 눈썹센다" 신공을 써먹을때가 되었습니다..^^
"xx아 니 자부럽나?"
"응 아지아" (포항에선 어리적엔 삼촌을 아지아 라고 많이불렀습니다.)
"근데 우야노? 니 잠들면 눈썹 실낀데"
이넘도 섯달그믐날 잠들면 눈썹 하얗게 변한다는건 알고 있었나봅니다.
" 아지아 우냐노~~ 나 자부럽다 "
"일마야 니 잠들면 눈썹 하얗게 실낀데 그래도 개안나?"
어린 조카넘은 잠이 그득한 눈으로 날 쳐다보면서...뭔가 좋은 방법 없냐는 투 로 이럽디다.
"아지아 잠을자도 눈썹 안셀 방법 없나?"
저는 요즘말로 속으로 올레~~~ 를 외쳤습니다.... 낚았다 ㅎㅎㅎ
"xx아 방법이 있기는 한데 니 하겠나? 아지아 어릴적에도 잠이 디게 오면 이방법을 쓰긴했는데...." 라고 말을 흐렸습니다
조카넘은 눈이 반짝 하더니 "그기 뭔데 아지아?" 합니다..... 올레~~ 떡밥 확실히 물었다^^
"음~~~ 방법이 거시기한데 밖에 묶어둔 복동이 한테가서 오늘밤 잠자도 눈썹 안세게 해주세요" 라고 말하면서 큰절을 넙죽하면 잠자도 눈썹이 하얗게 안된단다 라고 생뻥을 깠습니다 ㅎㅎㅎ
옛날 촌 동네에는 집집마다 똥개 한마리식은 다 키웠습니다...우리집에 키우는 똥개 이름이 복동이 였거등요^^
아무리 국민학교(요즘 초등학교) 저학년이라고 해도 쉽게는 안 속더군요....
고개를 갸웃갸웃 하면서...제 눈치 한번보고 뭔가를 골똘히 생각 하더니.... "에이~~ 그런게 어딨노?" 하더군요....
이놈 봐라 쉽게 안넘어 오는데....
가만히 있을 제가 아니죠
"맘대로 해라 자고 일어나서 눈썹이 하얗게 되어서 친구들에게 놀림을 받던말던 난 모르겠다" 라고 말하고는 딴청을 피웠습니다.
이넘이 조금 더 장고를 하더니....옆에 있는 어머니께 물어보는겁니다
"할매 아지아 말 맞나?"
울 어머니 아주 다정하게 하시는 말씀이...
"xx아 아직 그방법 몰랐나? 느그 아부지도 그래가 눈썹 개않았고..니그 아지아도 그방법 때문에 저렇게 눈썹 까맣다 아이가" 라고 바람잡아 주십니다....
어머니 만쉐이~~~~~~~~~~ ^^
조카넘이 그래도 고개를 갸웃갸웃 하디만 " 암만 그래도 개한테 우째 절하노" 그러면서
"오줌이나 누고 와야겠다" 하면서 밖으러 나갑니다..
이거슨 바로 대어가 확실히 낚시바늘 덥썩 무는 소리 입니다........
얼렁 어머님과 같이 밖을 내다 보았습니다.... 조카넘이 두리번 두리번 주위를 살피더니.....
복동이(똥개) 한테 넙쭉 큰절을 하면서 "오늘밤 잠자도 눈썹 안세게 해주세요" 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하하하하
그해 섯달그믐날은 모자 사기단이 손자와 조카를 아주 통쾌(?)하게 골려먹은 밤 이었습니다.......
미안하다 xx아 ^^
지금 그넘은 불혹을 넘긴 점잖은 중년 이 되어서 잘살고 있습니다....
요즘도 가끔 그때 그 이야기를 하면서 웃으면서 같이 대작 하곤 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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