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이 설이야기가 아니더라도 명절만 되면 생각나시는 분이 계시네요.
내쇼나루(내셔날) 전축을 좋아하셨던 우리 외할아버지....
명절날, 특히 설날이 되면 문중 가장 큰집인 탓에
집에 찾아오시는 친척 손님들이 주시는 술 한잔에...
오후쯤에는 거나하게 취기가 오르셔 계셨습니다.
기회는 그때 한번뿐...
은근슬쩍 외할아버지 옆에 가서 앉으면 손자놈 용동 주신다고 지갑을 여시고는 퍼런돈 한장을 쥐어 주십니다.
여기서 끝이냐?? 그럴리 없습니다..
나와서 한참을 기다리다..다시 들어가서 외할아버지가 보이는 쯤에 쓱 앉습니다.
이미 술 기운이 오를대로 오르신 할아버지는 손주녀석이 눈에 들어오자..또...불러다 앉히시고는 퍼런 돈한장을 쥐어 주십니다.
혹시나 한번 주셨던걸 기억하실까봐 "할아버지 감사합니데이~"하고 뒤도 안보고 뛰쳐
나오던 기억이 새록새록나네요.
나중에 귀도 잘 안들리시고 나무가지 마냥 앙상하게 마르셨지만 마지막 저녁을 잡수던 순간까지 외할머니를 지극히 아끼시며 비린내 난다시며 전복을 양보하시는 그런 정많은 분이셨는데..
이제는 뵐수가 없어 더욱 그립고 돌아오는 명절이 쓸쓸해 지기도 하나 봅니다.
문득 생각해보니 그때 외할아버님이 아시도고 제가 하는짓이 귀여워서 또 주신것 같다는 그런 생각도 해보네요.
돌려주세요. 우리 외할아버지..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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