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요일에 태백산에 다녀왔습니다.



일정을 마치고 식사를 하러 근처 식당에 들렀죠.



배가 고픈 일행(저희 세 식구 그리고 동생네 부부) 다섯 명은



서둘러 먹고 싶은 음식을 주문했습니다.





주문을 받은 사람은 젊은 청년이었는데



지역 주민이어서 서울 사람 말이 약간 귀에 잘 들어오지 않았는지



잘 못 알아 듣는 느낌이었습니다.





저와 남동생은 황태 해장국

집사람은 된장찌개

제수씨는 갈비탕

그리고 아들 녀석은 밥만



이렇게 시키고



뭘 더 할까 하다가

'감자전'을 하나 더 시키기로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감자전을 하나 더 주세요."



이렇게 주문을 했는데





식당 청년이 이상한 표정으로 반문하더군요.



"감자전 하나요?"



강원도 말투에 약간 톤이 올라가는 목소리로요.



저희 모두



"예" 이렇게 대답했는데



여전히 석연치 않은 표정을 하고 가더군요.





그리고 이내 와서는 주문지를 식탁에 놓고 가고요.





그런가 보다고 밥이 나오기를 기다리며 찬참 대화를 나눴는데



뭔가 이상한 낌새가 들어



제가 식탁에 놓인 주문지를 다시 봤습니다.





그랬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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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태 해장국, 된장찌개, 갈비탕 그리고 밥은 없고



감자전만 하나 커다랗게 쓰여 있더군요.





자세히 살펴보니 감자전 위에



볼펜 글씨로 원이 시커멓게 수십 개 그려져 있던데



나머지 음식이 그 안에서 지워져 있었습니다.





그 청년



저희가 앞에 주문한 것을 다 취소하고



감자전만 시킨 것으로 듣고



고개를 갸우뚱거리다 간 것이었죠.





랜덤한 수십 개의 원과



볼드체 글씨 크기 38의 '감자전 1'은



분노의 표현이었고요...





에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