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년 여름부터 굿네이버스에 해외아동결연으로 후원을 하고 있습니다.
그때는 정액이 2만원이었고, 후원을 시작하니 말레이시아 어린이의 사진과 인적사항을 보내주고, 연말마다 성장 보고서를 보내준다는군요.
(단 한번도 받아보지 못했습니다.)
기독교단체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굳이 해외결연을 하는 이유가 있었고, 그게 가능한 단체들은 거의 기독교단체라 깊이 생각을 하지 못했습니다.
일년 뒤 쯤, "일부 개독들"의 극성 선교가 짜증이 나기 시작했고, 게다가 마침 인터넷에서 한 광신대학생의 말레이시아 선교봉사활동 후기를 읽고 꼭지가 돌았습니다.
굳게 닫힌 이슬람 국가인 말레이시아가 이렇게 기독교 선교를 받아들이게 된 것은 하나님께서 (마음이 아프지만) 쓰나미를 베푸신 덕분이라는 글이었지요.
즉, 기독교의 신은 세력확장을 위해 수만 명 쯤은 우습게 죽일 수 있는 분이라는 걸, 그분을 가장 잘 아는 성도께서 실토를 하신 것이죠.
그분을 모르는 저같은 사람보다는 더 잘 알지 않겠습니까?
물질세상을 만들어낸 신은 惡神이며, 세상이 엿같이 돌아가는 이유는 조물주가 엿같기 때문이라는 예언자 마니의 가르침이 가슴 깊이 와닿았습니다.
왜냐구요? 제가 후원한 아이는 쓰나미 때문에 아버지를 잃었습니다.
얼마나 아이러니컬 합니까?
선교 욕심난 신에 의해 죽은 아버지, 그리고 기독교 선교사가 (지 돈도 아니면서) 쥐어주는 돈으로 먹고 살아야하는 어린아이.
인간세상이 지옥임을 더이상 극적으로 보여줄 수 있을까요?
작정하고 따지고 들어가니까 제가 내는 2만원 중 반 정도는 간접적으로, 즉 어린이에게 직접 주어지는 게 아니라 봉사단체의 운영자금으로 사용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봉사단체는 곧 선교단체이며, 현지봉사자는 선교사임을 굳이 부정하지는 않더군요. 문제의식도 갖지 않고 있었구요.
당장 해지하려고 했지만 그래도 1만원이라도 받아 어렵게 살고 있던 그 어린이의 얼굴을 사진으로 본 이상 잘라버리기도 힘듭니다.
그런데, 더 재미있는 일이 올 해 발생했습니다.
후원금을 월 3만원으로 올리겠다고 전화가 왔는데 그 이유는 이전에는 여러 사람의 돈을 모아서 여러 어린이에게 후원을 했는데 지금부터는 일대일로 결연을 하게 된다는군요.
그래서 금액이 올라간다구요. 그러라고 했습니다.
이전에는 일대일 결연이 아니었다는 소리죠. 뭐 더 따지고 들어가봐야 뭐하겠습니까?
그런데도 왜 끊지 않고 있냐구요?
새로운 사진이 왔거든요. 이번의 새로운 후원대상은 아프리카 어린이인데 자라서 소방관이 되고 싶댑니다.
어쩌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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