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한겨레 기사가 있었죠. 세종시에 1,3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는 오스트리아 SSF란 회사가 자본금 7,000만원에 직원 2명이라고요.

참 웃기지도 않아서, 우선 뒤졌더니,



정부에서 "태양광모듈제조업체"라고 한 건 일단 거짓말입니다. 소재지 인스브루크시 업체안내에는 "우리는 박판 및 후판 계측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회사입니다."라고 되어 있고,

전화로는 아무것도 모른다 하고,

상공회의소에 해당하는 사무실에 전화했더니 "등록만 되어 있지 사업규모나 실적을 확인해줄 어떤 자료도 없고, 업태는 서비스업, 제조업, 특허관리업이라고 되어 있으나 생산시설을 갖춘 곳인지는 모른다. 하여간 작은 사무실 하나를 임대해 쓰는 업체다"라고 합니다. 그러니까 2명이 앉아 있다는...

우리 정부는 그 회사가 태양전지 핵심부품인 잉곳, 웨이퍼, 셀을 생산하는 업체라고 했죠. 그러니까... 직원 2명이... 잉곳 한 가지만 생산해도 알마만한 인력이 필요한가요...



각종 기사를 검색해보았습니다.

작년 4월에 지경부는 하노버산업박람회에서 오스트리아 ssf와 1억2000만불 투자유치 mou를 체결했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런데 ssf와 관련된 전세계 기사는 하나같이 이 지경부 발표만을 소스로 하고 있습니다. 전세계 태양광업체가 거의 다 참여한 하노버박람회 참가업체 리스트를 뒤졌더니...그 회사는 없었습니다. 그러니까, 태양광 관련으로는 철저하게 '듣보잡'인 것입니다.

심지어 어떤 기사는 ssf를 태양전지스크린 만드는 스위스 회사(Solar Screen Factory)로 잘못 보도하기도 했더군요. 자료확인과정에서 건질 수 있는 소스가 없으니 그렇게 착각했을 것입니다.



의문이 제기되자 정부는 코트라에서 준 자료에 근거한 것일 뿐이라고 발뺌합니다. 그런데 작년 하노버 박람회 당시의 정황을 보면, 이 ssf란 회사는 삽질 호도하려고 녹색 포장에 환장한 한국 정부를 벗겨먹자고 벼른 것 같습니다. 유럽 신재생에너지 분야에서 알려진 기업이라뇨? 그런 회사가 일부러 이렇게 철저하게 그림자 사업을 해왔다는 소린데요, 무슨 비밀결사도 아니고 말입니다.



거짓말이 꼬리를 물다가 결국 그 회사가 자금 대부분을 유럽은행들에서 조달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는 정부의 말은 더 가관입니다. 회사가 투자 자금을 은행에서 조달하는 거야 그럴 수 있죠. 하지만 자금 조달의 주체가 담보가 될만한 생산시설도, 기술도, 실적도, 없는 업체라면 얘기가 다릅니다. 결국 정부가 ssf에 헐값에 제공하는 세종시 땅 보고 투자한다는 얘기겠습니다. 그런데 없는 기술도 딴 회사에서 끌어온다고 할까요? 그렇다면 ssf는 제조업체, 투자자문회사, 벤처캐피탈 등 그 어디에도 해당되지 않으니 뭐라고 할까요, 브로커? 사기 목적의 페이퍼컴퍼니? 그러니까, 작년 하노버에서부터 쭉 사기를 당했거나 함께 (대국민)사기를 치는 데 파트너로 끌어들였거나 둘 중 하나겠습니다.



이런 생쇼로 세종시를 "신재생에너지산업요람 신성장동력거점"으로 포장합니다. 며칠 있으면 ssf는 빠지기로 했다는 발표가 있지 않을까요. 그사이 이게 웬떡이냐 덤비는 다른 외국회사가 나타난다면 말입니다. 하기야 그럴 수도 있겠습니다. 이메가가 시장일 때 여의도 빌딩건축 허가로 횡재한 외국회사도 있으니 말입니다.



이렇게 쓰고보니, 왠지 씁쓸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