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때 TV에서 임진강 참사로 세상을 떠난 가장의 가족이야기가 나오더군요.
13살 아들이 당시 아빠와 캠핑을 갔었고요.
갑자기 불어난 물에 손쓸 틈도 없이 몸이 잠겨 떠내려가는데
조그만 아이스박스를 잡고 거센 물살과 사투를 벌였나 봅니다.
그런 절체절명의 순간에도 아빠는 아들을 살리기 위해 등 뒤에서 물 밖으로
계속 밀어내며 온 힘을 다했고요.
물살을 빠져나와 아들이 뒤를 돌아다 보니 아빠는 아무 말 없이 이미 저 세상으로...
아들만 생존한 것입니다.
아들은 그동안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었는데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판정을 받았겠죠...)
마침내 몇달만에 그때 일어난 상황을 엄마에게 이야기하더군요.
얼마나 어린 친구가 힘들었을까요?
평생을 갈 지 모르는 엄청난 정신적 충격에 그동안 말도 할 수 없었을 겁니다.
너무나도 마음이 아팠습니다.
조금전에 아들 녀석을 재웠는데 마음이 짠하네요...
아들을 살리고 목숨을 달리한 고인 생각에 가슴이 답답하고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그리고 엄마, 아들 그리고 딸 이렇게 세 가족이 꿋꿋하게 잘 살았으면 좋겠네요.
다시는 이런 어이없고 끔찍한 일이 일어나지 말았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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