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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접대시 2차(외도)가 정말 피할 수 없어서일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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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1-08 11:06:4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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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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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접대시 2차(외도)가 정말 피할 수 없어서일까요? |
글쓴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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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영 [가입일자 : ] |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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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김정미님 글 읽고 마음이 무척 아프더군요.
왜냐면 그 아픔이 어떤 것인지 제가 직접 아버지를 보고 겪으며 자랐기 때문입니다.
아버지의 심각한 여성편력은 제가 그의 아들이라는 것 자체를 수치스럽게 여기게 했고,
나의 혈관 속에 돌고있는 그로부터 물려받은 피가 역겹고 더럽다는 생각마저 갖게
했습니다.
성인이 되고 나서 같은 남자로서 작은 부분, 이해가 가고 극복도 되었지만,
아직까지 그러한 생각이 완전히 가셔진 것은 아닙니다.
아마도 저의 무의식의 세계에 많은 부분 자리하고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혹시 아이가 어려서 뭘 알겠어...라고 생각하는 분들은 큰 착각 하시는 겁니다.
제 기억에 다섯살 무렵부터의 기억이 다 존재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은 다 기억합니다. 더구나 그 것이 불안한 감정을 주는 상황이었으면
십중팔구 기억합니다.
아버지의 여성편력이 자식인 제게 미친 영향도 이럴진대,
친어머니와 새어머니 두 분의 마음 고생은 어떠했을까요?
그 것은 옆에서 보기에 이루 말로 다하기 힘들 정도의 고통과 인내의 세월이었습니다.
오죽하면 자식인 제가 "왜 그러고 사냐, 당장 헤어지라"고 할 정도였으니...
한국 남자들의 성문화....뭐 다들 아시다시피 관대합니다.
게다가 약간의 돈만 있으면 어디서나 쉽게 살 수 있는 환경까지 조성되어 있으니..
공개적인 게시판에서 경험담을 아무런 죄책감 없이 무용담처럼 늘어놓는 것도
흔해빠졌죠.
그 누구도 뭐라하지 않습니다.
뭐라 했다가는 오히려 엄청난 비난과 공격을 감수해야 하죠.
이십오년 직장생활을 하면서 참 다양한 동료들의 모습을 봤습니다.
음주 후 2차는 거의 관례화된 코스이고,
부인이 이뻐 죽겠다는 표정을 하고 집들이를 한 새신랑이 결혼 몇 일 지나지 않아
동료들과 어울려 방석집 아가씨와 쓰리섬을 하는 모습,
임신해서 힘들어하는 아내를 두고 퇴폐 이발소를 찾아가는 모습,
사랑하는 연인과 데이트 후 헤어져 안마시술소, 대딸방을 찾는 모습 등등...
그런 모습을 바라보면서 제가 가지게 된 결론은
소위 "영업상 접대 때문에" 외도를 한다는 것은 진짜 핑계에 불과하다는 점.
그냥 "내가 (섹스)하고 싶으니까 하는 것에 불과하다는 점" 이었습니다.
정말 아내를 배신하지 않으려 하고 유혹에 강한 분들은
거래처의 접대 상대만 배려(?)를 해주고 자신은 어떻게든 상황을 피하더군요.
아가씨를 방에 들이는 척 했다가 약간의 팁만 주고 돌려보내거나,
혼자 방을 얻어 자거나.
내가 의지를 갖고 피하고자 한다면 피할 수 있습니다.
영업상 피할 수 없는 접대때문에 성관계는 무슨......웃음만 나옵니다.
김정미님의 글을 읽다보니 제 아버지의 모습이 떠오르더군요.
이미 본인 스스로 제어할 수 없는 '홀릭'의 상태입니다.
알콜릭과 섹스홀릭이 결합된 상태의.....
'정도'라고 하는 것이 참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김정미님 남편분은 이미 용서할 수 있는 '정도'를 훨씬 뛰어 넘었다는 것이
제 생각인데, 많은 분들이 가정의 유지를 권고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과연 그 것이 진정 가정의 평화가 되돌아 올 것이라 믿기 때문에 권고하시는
것인지, 같은 남자로써 남편이 이해되기 때문에 권고하시는 것인지
분간하기가 어렵더군요.
물론 마음이야 누구나 가정의 회복을 바라셨겠지만, 그 바탕에 깔려있는
용서와 회복 노력의 권고가 정말 김정미님을 위한 권고였는지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남자는 태생적으로 씨앗을 널리 퍼뜨리려는 본능을 가졌다고 합니다.
저도 남자이기에 그런 본능을 이해는 합니다.
그러나 그 것이 단순히 동물적인 행위가 아닌, 인간의 감성과 도덕과 결합된 측면이
있기 때문에 사람을 평가하는 잣대가 되기도 합니다.
별 생각없이 행했던 일들이 아내와 아이들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주고
가정의 평화를 깨뜨리고, 가정의 해체를 불러올 수도 있는데,
남자들은 섹스를.....너무 쉽고 가볍게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아직까지도 제가 아버지를 용서하지 못하고 있는 것과 같은 아픔을
사랑하는 자식에게 보여주는 대한민국의 아빠들이 아니었으면 좋겠습니다.
다행이 요즘은 가족중심문화가 자리 잡아가고 있어서 음주행태도 예전과는 좀 다르게
바뀌어 가고 있는 것 같아서 좋습니다.
더도말고 덜도말고 딱 와싸다 회원님들 만큼만 하면 좋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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