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아스 감독 ‘포항을 떠난 이유’ 이메일 답변
“구단측, 5년간 가족 지원 소홀 · 성과급도 미룬 채 위약금 청구”
세르지오 파리아스 감독(43·브라질)이 프로축구 포항 스틸러스를 떠난 이유를 밝혀왔다. 파리아스 감독은 한국에서 가깝게 지내던 국내 에이전트에게 최근 자신의 심정을 담은 E메일을 보내왔다. 다음은 e메일 주요내용이다.
저는 지난 5년 동안 포항에서 많은 애정과 책임감을 갖고 많은 어려움과 기쁨 속에서 노력했습니다. 예산이 매년 감소됐고 연봉문제로 팀을 떠나는 좋은 선수들도 있었습니다. 선수 수급 전략은 생각대로 진행할 수 없었고 신인들과 함께 훈련을 해야 했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이런 모든 장애 속에서도 많은 희생, 땀, 인내로 좋은 성적을 내왔습니다. 포항에서 매 시즌 15일 이상 쉬지 않고 달려왔습니다.
저는 자녀들의 교육을 희생해야 했습니다. 가족은 구단의 지원을 받지 못한 채 한국에 머물렀습니다. 공항에서 불법(입국)이라는 황당한 상황도 겪었습니다. 통역을 구할 때도 사비로 항공료까지 지불해야 했습니다. 이런 문제를 구단과 논의했지만 해결책을 받지 못했습니다. 포항이 저에게 40만달러의 벌금(위약금)을 청구했습니다. 그런데 저는 당황스럽습니다. 포항이 제게 지급해야 하는 성과급을 아직 받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저는 세계클럽월드컵이 끝난 6일 후인 지난달 25일 (사우디아라비아 알 아흘리와) 가계약에 서명했습니다. 한국 언론은 단지 금전적인 이유라고 보도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꼭 드리고 싶은 말은 제가 포항에서 좋은 성적을 냈지만 저와 비슷한 수준에서는 가장 적은 급여를 받았다는 점입니다.
포항이 저의 잠재력을 믿고 좋은 기회를 준 데 대해 평생 감사합니다. 하지만 가족도 소중하게 여겨야 하는 게 프로라고 생각합니다. 저를 아껴주셨던 많은 서포터스, 팬 여러분, 지인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 함께하지 못한 점 또한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한국으로 돌아온다는 데 제 마음을 열어두고 있습니다. 중동생활 이후 2014년 월드컵 지도자의 꿈 또한 갖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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