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전에 대장 내시경 함 하고 왔습니다.
와싸다에 가끔 치질... 이런글도 좀 올라왔던 기억이 있어 관심있을 분들이 계실지몰라 대장 내시경의 체험담을 올립니다. 따끈따근 하죠... 좀전에 받고 왔으니
제 나이 꺽어지는 서른중반에 적당히 살집이 있는 80kg에 맨날 술마시기, 과식하기가 취미입니다.
근데 어느날 뜬금없이 갑자기 대장내시경을 함 받아보고 싶더라구요.
어릴때부터 시골의 냄새나는 변소가 가기싫어서 떵을 좀 오랬동안 참았던 적이 있었습니다. 어느날인가 배가 아파서 데굴데굴 뒹굴며 죽을 병이 걸렸나 싶어 병원가니 엑스레이에 다 떵밖에 없다고 시원하게 관장 2번 시켜주더라구요.
그때 첨 알았습니다. 떵 안누면 배 아프다는것을...
그렇게 어릴때부터 화장실과 안 좋은 인연이 있었던지 어릴때 부터 치열이 있었던듯 합니다. 휴지로 뒤를 닦으면 피가 났었거든요. 그래서 왠만하면 물로 씻어야만 했습니다.
치열은 똥꾸녕이 찢어지면서 굳으살 박히고, 똥구녕 작아지고, 또 똥눌때 찢어지고... 이런걸 반복하는 ... 된똥 눌때가 가장 힘듭니다.
이런 제맘을 어떻게 알았는지 저는 매일 아침 반 설사질이거든요. 그게 젤 좋았습니다. 설사하면 먹은것도 덜 흡수될테고, 똥꼬도 찢어지지 않고 편했죠.
요즘 같은 연말,연초에 술을 달아서 계속 마시면 치열이 심해져서 똥꼬가 살짝 상기되고 그런 수준이였죠. 전에는 피도 좀 났었는데 설사 덕분에 요즘 피는 안 나더라구요.
평소에 건강 진단이라고는 어디 아프기 전에는 절대 병원에 안가는 성격이라 그냥 별탈 없겠지 하지만 내심 걱정은 살짝되었습니다. 건강이란게 자만하다보면 한방에 훅 가는거 아니겠습니까.
근데 사람 아픈것 중에 참 못할짓이 인공항문달고 이런게 ... 참 그렇더라구요.
뒈질때 뒈지더라도 좀 깔끔하게 가고 싶다는 욕심은 있었거든요.
그래서 오늘 과감하게 딱하나 대장내시경만은 함 해봐야겠다 싶어서 실행에 옮겼습니다. 좋은시절 재밌게 살다 갈라믄 건강해야되니깐요. ~
(연말에 치열이 좀 도진게 동기부여도 되었구요)
근데 은근 걱정은 되더라구요. 뭐라도 발견할까봐 걱정되는게 아니라 똥꼬에 호스를 집어넣으면 이거 똥꾸녕 다 찢어지는게 아닌가 싶어서 ... (치열이 있는지라)
그리고 꾸불꾸불한 대장이 호스넣으면 쫙 펴서서 아픈게 아닐까도 걱정되구요.
또 눈뜨고 받는지 잠자면서 수면내시경을 받아야 하는지도 고민되었습니다.
그래도 그동안 왠갖거 다 받아내준 제 대장에 대한 최소한의 배려라고 생각하고 마포의 어느 항문전문병원을 찾았습니다.
여기에서 조금 궁금해 할지도 모를 준비과정과 순서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아침에 내시경을 할 경우 전날 저녁7시 이후부터 아침만 안드시고 장을 비워주면 됩니다. (어차피 아무것도 안먹는 시간이죠)
예약을 잡기위해 방문하면 설사를 유도하는 약을 한 통줍니다.
저녁을 먹고 어느정도 소화를 시켜준 다음 반통을 마시고 물(1리터)을 많이 마시면 설사가 시작되면서 장을 비워줍니다.
그리고 나머지 반통을 검사당일 아침 5시에 먹어주고 물(1리터)을 많이 마셔서 2번째로 장을 청소해주면 검사할 준비는 다 됩니다.
(설사는 많이 안합니다. 1~2회)
내시경은 단 10분만에 검사가 끝나더군요.
수면내시경으로 했는데 주사 한방 딱 맞으니 나도 모르게 잠이 들었고 9분 쯤 호스를 마지막으로 똥꼬에서 빼낼때 깹니다. 잠든지도 몰랐습니다. 누워있는데 똥꼬에 약한 느낌이 나서 어~! 어~! 하다보면 이게 끝난거더군요.
그러고 시계를 보니 딱 10분 지났습니다. 어? 내가 10분동안 잤나? 싶은 착각이 들어요.
그러고 방을 옮겨서(회복실) 안마의자 같은곳에서 10분동안 잠을 더 잡니다.
좀 있으면 간호사가 깨워서 의사 선생님 방에 들어가면 속이 어떻더라 알려줍니다.
저는 작은 용정이 한개 있어서 떼 냈다고 하네요.
중요한건 검사가 금방 끝난다는것과 똥꼬가 안 아펐다는것...
검사가 끝나고 배가 살짝 아픈건 장에 가스를 넣어서 그렇다네요. 집에와서 바로 밥먹고 방구좀 뀌고 하니 컨디션 바로 정상회복됩니다.
비용은 용정하나 떼낸값해서 13만원정도 들었습니다.
다음주에 치열 함 찢어주면 좋다는 의사의 조언이 있어서 1박2일로 치료예정입니다.
간단하다고 하네요.
앞으로 된똥좀 누겠죠...
(식사하시는데 똥 이야기해서 죄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