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프리는 정치가와 같은 존재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때로는 싸그리 모아다가 없애 버려야 한다는 의견도 있지만(프리 무용론) 결국은 이 사람들이 잘해줘야 사회와 시스템이 잘 돌아갑니다. 가장 낮고 섬기는 자세로 말이죠.. 고로 좋은 정치가는 너무 잘나도 안되고 너무 못나도 안된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참 어려운 이야기네요...
저 역시 이 어려운 존재 때문에 부단히 수 많은 인재들을 모으고 당파를 해체했습니다. 제가 사용했던 프리의 전부는 아니지만 사진이 남아 있는 녀석 혹은 기억에 남는 녀석을 바탕으로 몇몇 기종을 소개해보겠습니다.
1) 실바웰드 swc550 (swc450등의 실바웰드 프리도 크게 다르지 않음) 삼국지의 법정.
기본 능력은 뛰어나지만 은인 관계를 너무 가립니다.
사람 잘 만나면 탄탄하고 관구식 프리 답지 않게 넓고 시원 시원한 음색을 들려주지만 지랑 좀 안 맞다 싶으면 화이트 노이즈를 쉭쉭 뱉어냅니다. 쿼드 프리가 답답할 때 쿼드 앰프랑 물려주면 꽤 좋은 결과를 들려줬던 기억입니다.
단 음압이 높은 스피커에서는 쿼드 앰프와의 매칭을 조심하세요~ (606mk2와 swc550도 조금 조심해야 합니다.)
2) 자작 418a 트랜스 프리 사세 삼공가의 원소
잘 만들었습니다. 배경도 좋고(파워 서플라이)도 좋고 자라온 환경도 귀하고(출력 트랜스) 종자 차체도 좋은 녀석(웨스턴 418a)입니다. 근데~ 이놈의 자식은 다 좋은데 잘 버무려지지가 않아여... 게다가 지멋대로에 까칠하고(마이크로 포닉) 그러니 어릴 때나 나이들어서도 조조한테 당하고 말죠... 관도대전에서 쌀 다 뺏기고 열받아 자폭!!
3) 마크레빈슨 26s 전시에는 간신이요 평시에는 능신. 희대의 간웅 조조
너무 강합니다. 빈틈이 없습니다. 모든걸 다 제 것으로 소화해내는 능력을 보면 아름답기까지 합니다만 지소리만 너무 해댑니다. 야! 쟤 내편으로 만들어봐 아니면 죽여! 독불 장군은 절대 오래 갈수가 없습니다. 그러니 결국 사마씨한테 자리를 내주고 말죠. 안녕~ 근데 인기는 너무나 좋데요... 팔때 싸게 내놨는지 7차 까지 예약이 된건 처음이었습니다.
4) 콘라드 존슨 모티프 mc-7 봉추 선생 방통
잘 알려지지 않았고, 얼굴보다는 속이 너무나 튼실했던 그분
마란츠 7의 TR 버전이라고 합니다. 미려하고 좋은 해상력에 적당한 부드러움을 갖춘 프리. 헌데 헌데 공(메인 radford STA15mk3와의 매칭)을 서두르다가 낙봉파에서 얼릉 사망. 아 봉추 선생! 어흙흙흙
다시 한번 등용하고 싶은 인재 중에 하납니다. 포노 역시 뛰어나다고 하는데 LP를 하지 않아 실력을 가늠하지 못함.. 국내에서는 가격도 착한 편인 듯 하니 들여 놓으셔도 후회가 없는 프리.
5) 226 자작 프리. 구음공방의 김선구님이 프로로 전향하시기 전에 만든 프리로
그 집에 놀러갔다가 뺏어온 녀석입니다. 이쁘고 여성스러웠습니다. 주유 마누라 소교...이쁜데 참 이쁜데 바깥 양반이 빨리 저 세상으로 가버리네요...
그 뒤로 독수공방 좀 하다가 어느 놈씨랑 눈탱이 맞아 도망갔습니다.
6) 에스테틱스 칼립소 프리.. 예형!
스테레오 파일지 A 클라슨지 먼지 소문은 무성합니다. 좋답니다. 이리저리 수소문해서 겨우겨우 데려와보니, 아~~~~ 얘가 입에 독을 품은 애더군요... 잠시 형주자사 유표(다른 시스템)한테 잠시 보냈는데 거기서도 소박을 맞은 모양입니다.
에라 모르겠다... 유표도 골치가 아팠는지 황조한테루 가서 뎅강~
리뷰고 나발이고 젤루 중요한건 자기 귀다! 나는 나를 믿어야 해! 라는 사실을 알려준 고마운(?) 프리. 손해 많이 봤습니다..... 꺼이 꺼이..
7) 리비도 P-35mk2
읍참마속! 끝
8) 황금 주뎅이 친구들 SRP,미메시스 7.5, 미메시스 27.3
가장 최근까지 저희 집에서 쓰다가 작별한 (SRP) 녀~언 중 하나 초선... 얘가 의도가 있는 애다 보니깐 화장을 아주 잘~하고 왔어요. 이쁩니다... 조금 부담스러울 정도로 이쁩니다. 이쁜척도 많이 해요..에라 난 이쁜 애들은 얼굴 값 할거 같아서 델꾸는 못 살겠다. 가지고 계신 분들은 절대로 스폰(전기) 끊지 마세요.... 그 소리 다시 들을라면 5일은 기다려야 됩니다.
9)쿼드 프리 친구들 34,44,66...
멍청해가지고... 확 그냥! 너 땜에 니 친구들(쿼드 앰프)도 욕먹잖아~
친구 잘 사귀어야 됩니다. 집안만 좋은 원술 같은 놈...... 에라이~
10) 오더블 일루전 M3A
오호~ 왕좌지재 순욱. 대단히 좋은 프립니다.
머리도 좋고 정치력도 괜찮습니다. 그런데 너무 잘나면 또 같이 있기 싫고 그런 사람있죠? 최소한 저한테는 그랬습니다. 그래서 빈 찬합 하나 보냈죠...
장터에서 성황리에 팔린 넘중 하나
이외에도 소닉크래프트 오퍼스 프리, 구음공방 제작 437a 트랜스 프리, 지멘스 스튜디오 도시락 프리,네임 72,82,102,52 프리 기타 많은 영웅들이 대륙을 휩쓸고 갔지만
저희 집에서 중원을 7년이나 버틴 프리는 바로~~~~~
김선구,정호윤 제작 프리머스 프리입니다.
6sn7 두알을 사용한 프리로 2005년 소리전자에서 공제 형식으로 제작되었습니다.
공제 중 단 3대만 콘덴서가 문도르프 실버,골드로 제작되었고, 제가 가진 녀석은 그중의 하나이며 제작은 정호윤님께서 하셨습니다.모양은 디따 못생겼고 리모콘도 안되고 게인은 꽤나 높은 편이지만 소리 하나 만큼은 가격대 절대 성능비를 충족하는 프리입니다. 공제가가 아마 60이 안됐을겁니다. 7년 동안 장터에 나온거 딱 세번 봤습니다.
한번은 정말 싸게 나왔었는데 전화기에 손이 가더군요....
저 잘났다고 나대지도 않고 올바른 처신으로 공동체를 섬길줄 아는 진정한 Statesman이 이놈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한때 프리가 5~8대가 한꺼번에 집에 있던 시절 잠시 귀양도 가고 소박도 받았지만 여전히 저희 집에는 이녀석이 있었습니다.
제가 아래 파워에 이어 프리 앰프에 대해서 올린 의도는
기기 많다고 혹은 많이 써봤다고 자랑하려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다만 실용당에서 주창하는 것 처럼 앰프들은 다 똑같다~ 라는 것도 지양하고 비싼게 더 좋은거야~ 라는 무책임한 하이엔드적 생각도 조심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올린 겁니다. 실제로 저희 집에서 불이 났을 때 가지고 뛸 녀석을 고르라하면 아마 Radford STA15와 자작가 미상의 2a3 싱글 그리고 프리머스 프리일겁니다.
음질이 제일 좋아서도 아니고 이른바 가성비(전 이말 디게 싫어합니다.) 라는 것이 뛰어나서도 아닙니다. 가격대 절대 성능비 (저렴한 가격에 좋은 소리)가 좋기 때문입니다.
아! 프리머스를 삼국지 인물에 비교하자면 반골이 있다하여 내쳐졌다가도 결국은 살아 돌아와 진 제국의 기틀을 마련한 사마의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제갈 공명의 자리는 앞으로도 만날 프리들을 위해 비워놀랍니다~
번외
저희 집에 있는 프리 하나가 더 있네요.
지멘스(클랑필름) 2154f 마이크 프리.. 수경 선생 사마휘
중요한 역할을 할 것 처럼 등장했다가 공명을 유비에게 소개시켜 주고 아무 활약도 안하고 홀연히 사라진 존재. 소리 결은 대단히 투명하고 중립적입니다. 실력은 대략 가늠이 되는데 극강 게인에 좌,우 채널 그리고 전원부까지 총 세 덩어리라 좁은 저희 집에서는 냉장고에서 수년째 은둔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어제 간만에 내려서 사진을 찍으려 했더니 우리 마누라 왈!
그거 꺼내면 냉장고 위 먼지 다 치워야한다... 슬쩍 내려와 인터넷 이미지 검색해 올립니다.
그럼 즐거운 음악 생활 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