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교육에 대한 좋은 글이 있어 책에 실린 글을 타이프 한 것입니다
이 글을 읽으면서 드는 생각은요....우리나라는 참으로 근시안적이라는 점입니다.
넓게, 멀리보고 아이를 키워야 하는데, 참으로 근시안적입니다.
이 글을 읽고, 한분만이라도 더 자신의 아이들을 키우는데 있어, 이런 생각이 참조가 되어 당장 자기 자녀에게 공부시키는 방법을 바꾸는 분들이 생기기를 기대해 봅니다.
^^
좋은 하루들 되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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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교육의 함정
많은 부모들은 자신의 자녀가 머리는 좋은데 노력을 하지 않거나 방법을 몰라 공부를 잘하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좋은 과외 교사나 학원에 투자하면 성적이 좋아질 것이라고 믿는다. 그렇지만 좋은교사 운동 대표인 정병오는 이런 태도에 고개를 흔든다. 사교육을 통해 성적이 오르는 경우는 10%에 불과할 뿐, 대부분의 아이들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사실 성적이 잘 안 나오는 대부분의 경우는 문제풀이식 공부에 재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재능과 흥미가 없는 아이에게 공부에만 집중하도록 몰아붙이는 것은 경제적 낭비일 뿐 아니라, 아이가 입게 될 피해를 생각할 때 결코 권할 것이 못된다.
혹시 사교육을 통해 성적이 좋아졌다고 하더라도 교육학적 효과가 좋다고 볼 수는 없다. 서울교대 컴퓨터교육과 김갑수는 "사교육을 많이 한 학생일수록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이 부족하다"며 "특히 강남 출신 학생들 중 지방이나 강북출신보다 창의력이 떨어지고, 새로운 문제가 주어졌을 때 해결하지 못하는 학생이 많다"고 지적한다. 그는 "오히려 사교육을 많이 받지 않고 자기주도 학습을 한 학생들의 생존력이 강하다"며, "면접과 논술시험 또한 학원, 과외 등 정해진 틀에서 공부하지 않은 학생들의 성적이 월등히 높다"고 강조한다. 즉 사교육의 교육학적 영향이 부정적이라는 말이다.
한양대가 1997-2001년 동안 5년간 신입생의 학업성취도(학점)를 분석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사교육 의존도가 높은 서울 강남지역 출신 학생들의 대학성적이 타 지역 학생들에 비해 뒤떨어졌다.
사교육 탓에 자기 주도적 학습능력을 잃은 아이들은 공부는 잘 할지 몰라도, 정작 공부에 흥미는 느끼지 못한다. 그 결과 우리나라 초, 중, 고교 학생들은 세계적으로 탁월한 학업성취도를 보이다가도, 대학시절에는 세계 하위권으로 떨어진다. 한국 내에서는 경쟁이 심하지만, 이 경쟁의 교육학적 결과는 세계 경쟁력에서 뒤떨어지게 만든다. 예를 들면 국제협력개발기구가 2000년 치른 '학업성취도국제비교'에서 한국 학생들의 읽기, 수학, 과학 실력은 20개국 중에서 각각 6위, 2위, 1위였다. 그러나 읽기와 수학의 흥미도에 있어서는 한국 학생들이 꼴찌에서 두번째였다.
"수학과 관련된 것을 읽는 것을 좋아한다.", "수학 수업시간이 기다려진다", "나는 수학을 좋아하기 때문에 한다", "수학에서 배우는 것들에 대해 흥미가 있다"는 문항에 대해 한국 학생들은 대체로 "아니다"라고 대답한 것이었다. 사교육으로 단기적은 실력은 향상되었을지 몰라도, 대학과 사회에서는 그 성취도가 하위로 밀려남으로 그 효과가 오히려 반감되고 있다. 미국의 8개 명문대학에 입학한 외국인 학생 가운데 한국인의 학교 중퇴율은 44%로, 2위를 차지한 중국의 25%보다 월등히 높았다는 사실 역시 사교육의 폐해를 잘 보여주는 사례이다.
학습에서 흥미는 교과의 성취도 뿐만 아니라 미래에 무엇을 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데도 많은 영향을 미친다. 자기 주도적 학습은 흥미에서 출발하는데, 이것이 없으면 창의성이 발휘되기가 쉽지 않다. 그런데 한국 학생들은 자기 주도적 학습을 잘 하지 못한다. 이것은 사교육의 중독 때문으로 보이는데, 실로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사교육은 문제풀이 위주의 교육으로서 창의적 교육이 불가능하다. 다양한 아이들의 창의성을 계발하기는 커녕 오히려 창의성을 억누른다. 아이들이 사교육에 의존하는 것은 일종의 '중독'현상이다. 일단 사교육에 의존하기 시작하면 자기 주도적 학습능력이 상실돼 혼자서는 공부를 못한다. 그래서 다시 사교육을 찾는 '사교육중독'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대학 도서관 등에서 책과 씨름하며 스스로 탐구하는 학생들이 적은 것도 자기 주도적 학습능력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사교육은 교육학적으로 시간과 재정과 정력을 투자한 만큼 효과를 가져다주기보다는 오히려 부정적인 영향을 많이 끼친다고 하겠다.
경쟁은 교육에 해롭다
오늘날 한국 아이들은 무한경쟁에 내몰린다. 학교는 유기적인 공동체가 아니라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살벌한 전쟁터로 변했다. 적자생존, 약육강식 등 밀림의 원리가 적용되는 곳이 되었다. 교사들은 학생들의 점수를 올리기 위해 문제풀이를 반복한다. 이들에게 인성과 도덕교육은 사치일 뿐이다. 이에 반해 2000년과 2003년도 '학업성취도 국제비교'에서 모두 1위를 차지한 핀란드의 피터 존슨 핀란드 교장협의회장은 "경쟁은 교육에 해롭다"고 단언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학교는 학생들이 경쟁하는 곳이 아니다. 학생들은 협동하는 과정에서 더 많이 배운다. 경쟁에 대한 부담은 사고력을 약화시킨다. 깊은 생각을 할 여유가 사라지기 때문이다. 공부는 즐거운 일이다. 그런데 심한 스트레스를 받으면 공부를 고통으로 여기게 된다. 물론 이웃 국가들이 경쟁을 강화하는 교육제도를 도입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또한 경쟁이 가진 순기능이 있다는 점을 부정하지도 않는다. 하지만 적어도 핀란드에서는 학생들을 고통으로 몰아넣는 경쟁은 잘못이라는 인식이 지배적이다. 또 아직까지는 경쟁을 배제하고 협력을 강조하는 방식이 충분히 성공적이었다"
또 미우라 티우라 핀란드 미래상임위원장 역시 방영숙 유엔미래포럼 한국대표와의 대담에서 "경쟁없이 어떻게 경쟁력을 키우는가?"라는 질문에 이렇게 대답했다.
"미래사회는 영재보다 창의성이 뛰어난 아이들에게 경쟁력이 있다. 창의성은 공부 잘하는, 즉 시험 잘치는 아이들에게서는 절대로 나오지 않는다. 달달 외우는 경쟁은 하지 않아도 좋다. 어릴 때 너무 공부를 많이 시키면 창의성이 떨어진다. 이 경우 정작 공부해야 할 대학시절에는 동기유발이 전혀 되지 않는다. 창의성이 뛰어나야 장기전에서 이길 수 있다. 따라서 핀란드에서는 초등학생의 경우 오후 1시까지, 중고교생은 오후 3시까지 반드시 학교를 파하고 귀가시킨다. 학생들은 방과 후 집에서 축구와 골프 등 스포츠와 취미활동을 즐긴다."
사교육은 경쟁에서 이기려는 욕구에서 출발한 것이기 때문에 학교라는 공동체성을 해친다. 그러나 학교에서 만나는 친구를 단순한 경쟁대상이 아니라 인격적인 관계를 맺는 존재로 인식하는 데서 비로소 인생학습이 시작되는 것이다. 교육이란 단순히 지적인 것만을 뜻하지 않는다. 교육은 관계를 배우는 것이다. 좋은 관계를 위해서는 권위에 대한 순종과 경청하는 법, 그리고 인격을 존중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학업 성적이 좋은 친구는 지적 능력이 떨어지는 학생을 도우며 협력을 훈련한다. 이런 것을 학습하는 것이 교육 공동체가 지향해야 할 모습이다. 학교라는 작은 공동체에서 아이들은 인류 공동체의 작은 세계를 훈련하고 배우게 된다.
신체적 정서적 영향
요즈음 초등학생과 중, 고등학생들의 일과를 살펴보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시간을 공부에 투입하고 있다.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에게 신기한 것들이 많이 있겠지만, 특별히 밤늦게 학교나 학원에서 지친 모습으로 집으로 향하는 학생들의 풍경이 가장 생경할 것이다. 학창 시절은 신체적으로 변화와 성장의 시기요, 정서적으로 민감한 때이다. 이 시기를 어떻게 보내느냐 하는 것은 평생 영향을 미칠 만큼 중요하다. 그런데 우리나라 학생들은 필요한 운동과 쉼, 여가활동을 누리지 못한 채 입시 준비에 혹사당하고 있다.
우리나라 중학생은 순수 수업시간만 계산할 때, 평균적으로 학교에서 6시간 공부를 하고, 학원에서 3시간 정도 공부한다. 이 외에 숙제나 개인 예, 복습 시간을 합치면 학습시간은 하루 10시간, 주당 50시간을 훌쩍 넘어간다. 이 정도의 공부량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어른들의 경우 하루 8시간, 주당 40시간의 노동량으로 제한하고 있는데, 아이들은 50시간을 공부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중노동임에 틀림없다.
부모들은 아이들의 정서적, 신체적 영향은 고려하지 않고 오직 성공에만 집착하고 있다. 과도한 사교육과 공부에 눌려 정서적으로 불안한 아이드은 급기야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을 택하는 경우도 많다. 성적 때문에 지금까지 죽거나 자살한 학생의 수가 무려 8천명이나 된다고 한다. 이처럼 계속되는 청소년들의 자살 현상은 왜곡된 교육으로 인해 고통당하며 신음하는 이 땅의 수많은 아동들과 청소년들의 아픔을 보여주는 실례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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