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북셀프형 스피커를 떠올리면서 가장 먼저 떠오른 모델은 카시오페아 음향의 <델타2>라는 모델입니다. 워낙 만족도가 높았던 스피커라서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이 납니다. 하지만 저는 기본적으로 플로어형의 스피커들을 좋아하는 편이기도 합니다.
예전에 누렸던 북셀형 스피커만 줄 수 있는 기분 좋은 기억들을 떠올려보며 미션에서 발표한 비교적 신모델인 790SE를 영입했습니다.
포장박스에 나란히 담긴 이 스피커를 꺼내 바라보며 감탄의 탄성이 절로 나왔습니다.
“참 아름다운 외모다!”라는 탄성이 말입니다. 작지만 탄탄하면서 균형이 제대로 잡힌 아름다운 외모입니다. 이러한 외모와 똑같은 소리가 나길 기대를 하는 건 당연한 일이겠죠?
(고백: 처음 이 스피커를 보면서 <샐마 헤이엑>이라는 여배우를 떠올렸습니다. 데스페라도라는 영화에서 인상적이었던 라틴계의 미녀 말입니다.^^)
저는 대략 20여종의 북셀프형 스피커들을 음으로 양으로 사용해보면서 그 한계를 나름대로 판단하고 평가를 했었습니다. 그 결론은 “욕심을 버려라”입니다. 또한 고가의 대형 스피커들도 모든 장르의 음악에 완벽하지 못하다는 것은 이제 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이지요?
그렇습니다. 음악을 즐길 준비가 된 마니아는 이렇게 작은 미션의 790SE를 보면서 장점을 찾으려 애쓰겠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단점을 찾으려 눈을 부릅뜰 것입니다.
자 이제 음악을 들어볼까요.
아!~ 앞서서 저는 무지막지한 아날로그파이기 때문에 모든 음악은 아날로그 중심입니다. 그렇다고 CD를 전혀 듣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간혹 가물에 콩나듯이 든긴 합니다. 그리고 아날로그가 스피커의 빠른 에이징에 많은 도움이 된다는 것은 알 만한 사람은 다 알지요?
라두 루프가 연주하는 브람스의 피아노 소나다 3번이 첫 곡입니다. 이곡은 프레이즈가 비교적 복잡한 편이라서 부드러움 그리고 파워풀한 느낌을 가진 곡입니다.
독주에서 미션 790SE는 역시 저의 기대를 저버리지는 않는군요. 고역이 너무 선명하게 들려 약간은 부담이 가기도 했지만 중역대가 틈실하다는 것을 단번에 느낄 수 있었습니다. 또한 잔향이 약간은 부족하다는 느낌도 주는군요. 이러한 점은 에이징의 시간이 어느 정도는 해결해 주리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만 확신은 없습니다.
다음은 베토벤의 바이올린 소나타 9번을 다비드 오이스트라흐가 연주한 음반입니다. 피아노는 레프 오보린.
매력적인 바이올린의 소리가 울려 퍼집니다. 비교적 정확한 바이올린 소리군요. 달콤한 음색이 아닌 비교적 정확한 음색이란 느낌이 듭니다. 거기에다가 활이 현에 닿는 소리가 사실적으로 들려와 듣는 이를 기분 좋게 만들어 버리는군요. 하지만 반주인 피아노 소리가 두루뭉실해져서 약간은 당혹스러웠습니다. 물론 녹음의 문제라는 생각도 듭니다.
이번에는 아주 다른 장르의 음악을 들어보았습니다.
웨스 몽고메리가 연주하는 캘리포니아 드리밍입니다. 이 곡은 전주는 아주 리디미컬하게 연주되는 웨스몽고메리의 매력을 잘 표현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진행이 되다가 중반부 부터는 많은 악기들이 등장하는데, 자칫 소란해질 수도 있는 곡입니다. 미션 790SE는 전주 부분을 아주 매력적으로 소화해 내는군요. 섬세하면서도 밝은 톤의 느낌이 매우 사실적으로 전해져 옵니다. 하지만 역시 중반부 부터는 한계를 여실히 드러냅니다. 이런 성향으로 볼 때 재즈도 대편성 보다는 4중주 정도가 매우 적당하리라는 생각이 듭니다.
제가 매우 좋아하는 컨트리 넘버를 들어 보았습니다. 레이시 달튼의 테네시 왈츠라는 유명한 곡입니다. 전체적인 감상은 별 불만이 없군요. 약간은 뭉친듯하면서 명료하지 못한 저음이 불만사항으로 다가오긴 하지만. 레이시 달튼의 허스키한 목소리가 너무 매력적이어서 많은 부분들을 용서해줄 수 있었습니다. 미션 790SE는 보컬에서 장기를 보여준다는 생각이 듭니다. 가수가 약간은 무대 앞쪽으로 나오는 적극성이 돋보입니다. 요즘 스피커들의 경향이 대부분 그런가요?
다양한 장르의 많은 음악들을 집중적으로 들어보았습니다. 그래서 내린 결론은!
밝고도 탱글탱글한 경향의 음을 들려주는 스피커!
5평 미만의 공간을 음악으로 채울 수 있는 실력을 가진 스피커!
가격을 보면 모든 게 용서될 수 있는 매력을 지닌 스피커!(이벤트가격 398.000원)
외관의 아름다움은 두말하면 잔소리!
조금 아쉬운 점이라면 이 깍아 놓은 밤톨 같은 미녀 790SE가 식사량이 좀 된다는 점입니다. 힘 있는 앰프를 좋아하는 걸로 생각되는데..... 제가 힘 있는 앰프가 없어서리.ㅎㅎㅎㅎ
청취환경은 다음과 같습니다.
인티앰프 마란츠 1150D, 인티앰프 SAE I 102
아날로그 플레이어 데논DP-2000, 카트리지 DL-103R(헤드앰프 HA-1000)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