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오디오를 시작한지도 내년이면 20년이 가까워오네요.
25살에 처음으로 아이와(AIWA) 컴퍼넌트를 구입하고 거기에서 흘러나오는 휘트니휴스턴의 "I Will Always Love You" 리얼한 목소리에 놀라서 오디오에 처음 빠져들게 되었는데 그렇게 시간을 계속 흘러서 지금에 이르게되었습니다.
아이와 컴퍼넌트도 참 좋았는데 무언가 다른 오디오 세계가 있다는 것을 알고 얼마 못가서 "린칸" 과 "사이러스"의 소리를 듣게되어 그 후로 얼마안되는(?) 오디오의 바꿈질은 계속됩니다.
린칸에서 울려나오는 부닌의 쇼팽곡을 들으며 피아노 소리에 감탄하며 부닌에 빠져들게 만들었던 시간들...
그 후로 인피니티 카파 8.1, 알텍 발렌시아, 보작4000M, 테슬라, B&W 801-3, JBL 5500, JBL랜서101, B&W 800, 탄노이킹덤..
그리고 지난해 다시 지금의 B&W 801-3로 다시 돌아왔습니다.
전 오디오쟁이라고 하기엔 그동안의 시간에 비해서 바꿈질이 너무 적었습니다.
제가 게을러서 그런지 바꿈질로 부지런히 돌아다니고 하는 것이 힘에 부치거든요.
가끔식 기계의 소리보다는 음악에 빠지자는 생각에 극한의 오디오쟁이로 가지않으려고 노력했던 것 같습니다.
지난주에 우연히 알게된 어떤 분과 사진에 대해서 이야기하다가 이런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자기도 옛날에 오디오에 꽂혀서 탄노이, 매킨토시등을 사서 한동안 바꿈질을 꽤나 했는데 한순간에 싫증이 나서 사진으로 취미를 바꿨는데 제가 왜 싫증이 금방 났냐고 물었더니 자기는 음악보다는 오디오의 기계에 빠져 소리만 듣다보니까 금방 싫증이 났다고 하더군요. 그 얘기를 듣고 그래도 전 다행이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직까지도 오디오라는 기계에 빠지지않고 좋은 음악 들으면서 지내고 있으니까요.
그러고보니 저도 가끔씩 빠질 때도 있었네요 ㅎㅎ
B&W 801-3는 묘한 매력을 가진 스피커임에는 틀림없는 거 같습니다.
10여년전에 이 스피커를 들이고 일년도 못가지고 방출했던 적이 있었는데
그 때는 이 스피커가 나빠서가아니라 단순히 다른기기로의 호기심때문에
방출을 했었습니다. 당시에 마크레빈슨에 물려보기도 하고 VAC 진공관 프리,
파워에도 물려본 적이 있었는데 지금 기억으로는 VAC에 물렸던 게 소리가
참 좋았다라는 기억이 납니다. 치밀한 해상력으로 리얼 그자체였죠.
가끔씩 쥬라기공원을 LD로 보았는데 2채널임에도 불구하고 7.1채널이 부럽지않는
감동의 소리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클래식 대편성곡도 충분히 소화해내는 강직함...
집을 이사하고나서 공간적으로 최상의 스피커이고 지금의 상태에서 앞으로 최소한
10년이상을 함께 할 것 같습니다.
나중에 더 나이가 들면 마지막에는 탄노이에 진공관으로 갈런지도...
다들 아시다시피 801-3는 어중간한 파워로는 만족을 못하는 스피커입니다.
파워뿐만 아니라 소스기기와 케이블에서도 까다로운 매칭을 요구합니다.
즉 소스기기와 케이블에 따라서 소리의 변화가 심하다는 뜻이지요.
운좋게 처음 매칭이 유저에게 만족스러운 소리를 전했다면 다행이지만
그렇지않은경우에는 처음 한두번의 매칭에 실망을 하고 내치는 분들을 많이 보았습니다.
그리고 우연찮게 다른 집에서 다른 소리를 듣게되어 다시 들이는 경우가 발생하고요.
저두 물론 그러하고요..ㅎㅎ
이 스피커는 공간도 어느정도 확보되어야 합니다. 좁은 공간에서는 이 스피커의 최대치를 뽑아낼 수 없습니다. 그리고 좌우 스피커 위치에 따라서 소리의 변화도 심합니다. 마찬가지로 토우인의 변화에도 민감한 편입니다.
저도 음악을 들을 때는 바닥에 표시한 제가 좋아하는 최상의 위치로 스피커를 낑낑대며 옮겨 놓은다음에 음악을 듣습니다. ㅎㅎ
그리고 25-30cm이상의 스탠드는 필수이구요.
암튼 다른 스피커에 비해서 정말 까탈스러운 스피커임이 분명합니다.
그래서 호불호가 분명하게 갈리는 스피커이죠.
제가 이스피커를 좋아하는 가장 큰 이유는 오래들어도 피곤하지않은 음색이고 높지않은 가격에서 대편성곡을 소화해내는 능력입니다. 그리고 디자인도 한 몫하고요. ㅎㅎ
요즈음 새로운 발견이라면, 노트북을 사용하여 피씨파이를 하고 있는데 고음원에서 재생시
재즈곡에서도 나름 좋은 소리가 나온다는 겁니다.
"흠.. 이정도면 재즈도 들을만 한데.." 라고 느낄정도로요.. ㅎㅎ
암튼 이러한 재미때문에 오디오를 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스피커: B&W 매트릭스 801-3
프리앰프: 마크레빈슨 38L
파워앰프: 태광 아너 M-375
CD 트랜스포트: 모나키오디오
D/A 컨버터: 모나키오디오 22B
DVD플레이어: 소니 NS999ES
스피커 케이블: 몬스터 M1.5, 김승욱 렉스골드
파워케이블: 반덴헐 메인스트림, 킴버PK10, PK14, XLO 레퍼런스2 Type 10A.
XLR 인터케이블: 킴버1030, 김승욱렉스골드
디지탈케이블: 킴버오키드, 킴버D-60
점퍼케이블: 솔리드
USB케이블: 말레나
DDC: 스텔로U3
제가 애장하는 음반 하나를 소개할까 합니다.
나온지 꽤 오래되었는데 지금도 가끔씩 꺼내듣는 CD입니다.
"세상의 모든아침" 이라는 영화음악 CD인데..
수록된 한곡한곡이 너무 아름답고 좋습니다. 물론 음질도 좋구요.
조르디사발이라는 멋지게 생긴 이태리아저씨가 연주한 곡들이 많은데
전 이 CD를 처음 듣고 조르디사발의 열렬한 팬이 되었습니다.
첫번째 곡이 웅장하고 화려한데 중간 부분에서 고조되는 북소리의 타격감을
느껴보세요. 볼륨을 올려놓고 들으면 정말 레알 그자체입니다. ㅎㅎ
아직 영화 못보신 분들은 영화로 보셔도 아주 좋습니다.
* 참고로 저는 모든 장르이 음악을 거의 다 듣는 잡식 성향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