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34/6CA7/KT77과 KT88/6550/KT90을 바이어스 조정 없이 마구 꼽아 쓸 수 있도록 직접 개조해 만든 앰프를 가지고 있습니다.
회로도는 별 것 아니고, 모 진공관 동호회에서 전원트랜스가 부실해 우웅하는 험으로 명성이 자자했던 못돼전자의 EL34PP를 개조한 개작기의 회로입니다.
윌리암슨 회로라고 합니다.
자동 바이어스라 고정바이어스에 비해 시시 때때로 혹은 관이 바뀌었을 때, 바이어스를 맞추어야 하는 번거로움이 줄어드는 대신, 관의 수명이 남아있어도 적어도 채널당 페어매치가 맞지 않은 경우 관이 띵가띵가 놀아야 한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각설하고, 러시아제 출력관을 쓸 때는 이런 일이 없었는데, 중국관 모양이 러시아 관보다 아름답고 오리지날 GEC의 KT88처럼 블랙플레이트라고 하여(단, GEC관은 플레이트가 탄탄해 보이고 홀이 없지만, 현대관들은 다 홀이 있습니다.) 지난 12월 8일에 구입하였습니다.
처음 들은 소리결은 와~부드럽고, 입자가 대단히 고운 느낌이었습니다.
그러한 느낌은 오늘까지도 변함없었습니다.
주로 러시아관에게 지적되는 딱딱한 소리가 아닌, 매끄럽고 비단결 같은 소리였습니다. 베이스가 중국인 선호에 맞춰 번쩍번쩍 하는 광택의 메탈릭이라는 것이 단점으로 느껴졌기도 했습니다만 어쨌든 만족스러운 소리였습니다.
그런데 앰프가 온통 검은 색이라 몰랐는데 한 2주 전쯤엔가 잡음이 갈수록 심해져서 좌우로 관을 바꾸기 위해 뽑아봤더니, 유리관 내부가 아주 지저분해져 있더라구요.
사실 구매 한 다음날 켜 놓은 채로 자고 일어나서 보니, 관 한 개의 히터가 꺼져있더군요. 판매점에 가져가서 테스트 할 때는 잘 들어왔구요. 판매점측에서는 조금 더 써보라고 해서, 그냥 계속 쓰던 참이었습니다. 보니까 관이 소켓이 끝까지 들어가지 않더라구요. 그래서 억지로 눌러봤지만 한 1mm정도 유격이 있는 상태였고 도중에 가이드핀이 부러지기도 해서 억지로 누르는 일은 그만 두었습니다. 그래도 전원인가 후 한 삼~사십분은 스피커에서 칙칙거리는 기분 나쁜 잡음이 났었습니다. 그 이후는 괜찮았구요. 칙칙거리는 잡음이 두려워...잠깐 외출시에는 되도록이면 켜놓고 나가기도 하고 그랬는데...음색은 마음에 들었으니까요.
그런데 오늘 저녁 때 전원을 온 하고 한 5분쯤 지나자 모든 관이 번쩍하더니 불꽃놀이를 하다가 한 개가 장렬히 전사하였습니다. 다시 예비로 가지고 있는 러시아제 EL34(일렉트로 하모닉스)를 끼우니 아무 이상 없이 소리 잘 나네요.
전에 러시아산 골드라이온 KT88복각, 텅솔 6550복각(박스와 로고만 오리지날의 카피이고, 내용물은 러시아산 그대로인듯)은 이런 경우는 없었습니다.
EL34를 꼽고, 회로도의 전압체크 부분을 확인해봐도 1~2볼트 내외의 차이이고 거의 정확한데...참 아리송합니다. 러시아관들은 현재 앰프에 장착되어있는 일제 옴론의 8핀소켓에도 딱 결합이됩니다.
중국관 안녕~그동안 고맙게 음악 잘 들었어...
사실 지금 계획중에 있는 300B앰프에 끼워보려고 같은 브랜드의 300B를 사두었는데...불안해지네요.
혹시 여러분 중에도 이런 경우가 있는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