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두호님께서 2009-12-08 17:08:06에 쓰신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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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어를 쓰지못해 죄송합니다. 글이 길어질까봐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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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동생[20살]이 오늘 대학교 원서를 준비하고 있다. 4년 재수를 해서 간신히 명지대나 항공대 기계공학과를 넘보고 있다. 명지대면 서울에서 중하권인데 내가 서울대 철학과를 내 미래의 학교로 정한 건 과대망상에 불과한 걸까. 내 친구 중 한명은 나와 비슷한 성적인데 1년 재수해서 서울에서 하위권 대학에 들어갔는데 자퇴를 생각중이다. 내 동생은 전국바둑대회에서도 우승하고 아마5단을 초등학교 때 이미 확보했다. 아이큐가 135가 넘었고 의정부에서 최고라는 의고를 갔다가 수행때문에 자퇴를 하고 4년 간 수능을 준비했다. 근데 결과가 그따위 명지대라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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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하루 10시간 수능공부를 하고 2시간 철학책을 읽고 그리고 1시간 바흐를 듣는다. 그리고 영화를 4시간 본다. 현재 술[맥주]과 담배[시가]는 입에도 안대고 콜라만 하루 3L[1.5L병두개]를 마신다.[콜라를 마시면 기분이 안정되고 황홀해지며 불안감이 없어지고 무조건 밥을먹으며 콜라를 물 대용으로 마신다. 나에게는 콜라가 좋다. 주위에서 당뇨온다 언질하지만 신경쓰지 않는다.] 잠은 음... 7시간정도 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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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신과에 다니고 있다. 약을 25알 정도 먹는데 작은 약봉투 하나가 터질 듯하다.
: 전부 최신 정신약을 먹는데 기분이 분노에 차거나 우울해지거나 못 견딜 때가 있다.
: 성욕은 이미 소실됐고 오디오를 좋아해서 돈욕심이 많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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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 22살이고 26살때 수능을 볼 예정이다. 4년 재수할려고 한다. 내 머리로는 4년 빡새개 재수해야 서울대를 갈 수 있다. 사실 수학은 철학과 관련이 있어서[비트겐슈타인과 러셀를 이해하려면 수학의 고차원적인 개념까지 견지해야한다.] 논리적 파악이 잘 되고 내가 워낙 논리학을 사랑하는지라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근데 문제는 내가 제도권 공부에 잘 적응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어렵고 지루하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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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의 SAT처럼 주관식으로 문제가 나오면 나만의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는데 내 친구 말대로 "수능 공부는 더럽다. 틀리지 않으려고 하는 공부다. "수능은 공부가 아니라 단순한 정신의 노동이다. 학문이라기보다는 의미없는 노가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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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빠가 주식만 하지 않았어도 48평에서 에쿠스 굴리며 평생 부유하진 않아도 편하게 살 수가 있었다. 사업자금도 있어서 커피점을 차려서 편하게 알바부려서 나는 사유만 하고 살면 되는 그런 귀족적 학문의 인생의 길을 걸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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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근데 아빠가 이른바 개미로서 주식에 참여하면서 2억을 까먹었다.[퇴직금까지 전부 날림] 한달에 500만원을 받는 임원급 지하철운전사인 우리 아버지가 몇년사이에 병신이 되었다. 그래서 엄마가 마트에서 겨우 100만원 받고 아빠는 방탕한 생활로 제명당해 창동지하철운전사로 일해서 월급인 반인 250만원으로 줄었다. 아파트는 33평에서 5명이 살고 있다. 개인적 취미도 못즐기는 개같은 삶이다. 한국에서 제대로 된 삶을 살려면 최소한 10억은 있어야 한다. 10억 정도 가지고 있는 건 부자도 아니요, 단지 필요충분조건에 불과할 뿐이다.
: 오디오를 하면서 가장 억울했던 점이 돈이 없었다는 것이다. 아니 단돈 5억만 유동자산으로 소유해도 편한 삶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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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여자보다 오디로를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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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두가 없는 얘기라서 죄송하다. 인생이 그렇다는 것이다. 이렇게 가난하게 살기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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