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나이 또래들이 대부분 다 그랬겠지만
저는 유독 초등 저학년 정도 나이때쯤
밤이면 잠 드는 것이 무서울 정도로 별 요상하고 희한한 꿈을 다 꾸었습니다.
도대체 똥꼬 저 깊쑤키 어디에 있다가 꿈에 튀어나오는 것인지
스스로도 전혀 감을 잡을 수 없는 그런 꿈들......
무서우면서도 한편으론 오늘 밤엔 어떤 꿈? 하는 기대도 살짝 되고 했지요.
어떤 때는 하룻밤에 다 못꾸면 다음날 연속으로 꾸기도 하고......
어머니께서는 이런 꿈을 '키크는 꿈'이라고 하셨지요.
지금 생각해보면 몸의 키가 크는 것이 아니라 마음의 키가 훌쩍 자랐던 것 같습니다.
그런 꿈들 중에 아직도 기억에 생생한 꿈이 두 개가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지하세계에 원숭이들 나라가 있는데 사람들을 잡아다가 일을 시키는 것이었습니다.
마을 뒤(예전에는 마을 앞이었다고 합니다)에 큰 당산나무가 있고 여름철에는 그늘이 참 좋은 쉼터가 되는데.....
바로 그 아래쪽에 원숭이 나라가 있어서 쉬다가 갑자기 쑤~욱 땅속으로 꺼지면서 잡혀가는 것이었습니다.
저도 학교 마치고 하교길에 잠시 거기서 쉬다가 그냥 친구들과 같이 잡혀서 울면서 일을 하다가 결국은 탈출을 하였는데,
이 꿈을 3일 연속으로 시리즈로 꾸고...... 너무도 기억에 생생하여 한 참 후에 속편을 꾸기도 했었습니다.
그 꿈을 통해서 세상에는 우리가 사는 세계가 전부가 아닐 수도 있겠구나
짐승들이라고 사람이 함부로 대해서는 안되는 것이구나
강제로 원치않는 일을 하는 것은 정말 힘들구나
자유라는 것이 정말 소중하구나
엄마,아빠,형아,누나 보고싶어 죽겠어... 가족의 소중함... 등등을
어렴풋이 꿈속에서나마 생각하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제가 왜 이 꿈이야기를 하느냐 하면
요즘 돌아가는 꼴이 꼭 그 꿈속의 세상 같습니다.
다만 원숭이 대신에 쥐새끼들이 설친다는 것이 다를 뿐.......
비록 시리즈로 연속되기도 하고 속편도 꾸고 했지만
꿈은 역시 꿈일 뿐 반드시 그 끝이 있더군요.
그리고 나중에는 나의 의지로 원치않는 꿈은 깰 수도 있었구요.
그리고 비록 꿈이지만 그런 꿈을 꾸고나면 키(몸이든 마음이든)가 부쩍 자랐던 것 같습니다.
어머니 말씀대로 '키크는 꿈'이었지요.
지금 대한민국은 '키크는 꿈'을 꾸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문득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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