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올릴까 말까 고민하다가 올립니다.
저처럼 박봉이신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까하는 생각도 들어서요.
며칠 전 올라왔던 클럭스2 네트워크 부품 교체 게시글을 보고
저도 부품을 교체해봤습니다.
전자전기공학부를 졸업하긴 했지만 워낙 공부를 안한지라
회로나 기타 지식에 대해선 잘 모릅니다만.
스피커 단가가 낮기 때문에 아마도 부품은 좋은 것을 못썻을 것 같단 생각도 들고
조금이나마 좋은 부품으로 교체해주면 좋은 소리가 날 것 같은 기대가 생겨서
감행해 봤습니다.
일단 계획은 솔렌패스트캡이란 콘덴서로 기존의 콘덴서를 바꾸고
시멘트 저항을 금속피막저항으로 교체하는 것 이었습니다.
부품의 특징이나 좋고 나쁨은 잘 모르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 등급이 있다면
좋을 것이란 생각입니다.
그런데 5.6uF 짜리의 솔렌패스트캡의 재고가 없어서
국산이지만 등급은 우수한 필름콘덴서 두개를 합쳐서 원하는 용량을 만들어냈습니다.
저 무식하게 큰 놈 두덩어리인데 급하게 작업하다 보니 저리 되었습니다.
깜빡하고 0.1uF 짜릴 붙이는 것을 깜빡해서 용량은 5.5uF가 되었습니다.
가격은 두 놈 합쳐서 900원이였던 것 같습니다.
반면 고 밑에 깔려있는 2.7uF 짜리는 작지만 가격은 큰놈들의 4배 정도 됩니다.
그리고 선재는 교체하지 않으려고 했는데 트위터에 연결되는 것이 내부에
고정되어 있는 바람에 불가피하게 니퍼로 잘라내고
세운상가 리어카에서 판매하는 미터당 1-2천원정도 줬던 정체불명의 선재로 교체했습니다.
저항은 각각 국산과 수입 금속피막 저항 3W 1옴과 22옴 입니다.
가격은 100원, 500원짜리 입니다.
대충 들어간 금액은 양쪽 모두 합해 만원정도 입니다.
결과는 교체하지 않은 것과 1:1로 비교하지 못해 100% 제 주관에 따른 것 이지만
전에 들었던 기억보단 좋습니다.
드럼의 타격감이나 심벌과 라이드의 섬세함도 좋아졌고
좀 더 넓은 곳에서 소리가 들리는 것 같습니다.
어머니도 지나가다 들으시곤 전보다 소리가 더 맑아졌다고 하시네요.
뭐 저만의 플라시보일수도 있겠습니다만
간단하게 결론내리자면 기존의 밍숭맹숭함이 사라졌습니다.
콘덴서 때문인지, 저항때문인지, 선재 때문인지
아니면 분해조립하면서 좀 더 조여줬던 육각나사 때문인지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재미삼아 했던 작업이고 결과도 충분히 만족스럽습니다.
앞으로 쓰면서 고장 안나고 지금처럼 소리만 내주면 고마울 따름입니다.
아마 비싼 스피커였다면 감히 하지 못할 작업이였지만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