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3학년인 아들 녀석이 오늘 영어학원에서 분기별 성적표를 받아왔더군요.
내용은 읽기, 쓰기 및 단어, 어휘력이 좋고
숙제를 잘해온다는 것이 칭찬이었고
완성된 문장으로 말하기를 더 열심히 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아들 녀석을 칭찬해줬죠.
잘했다고요.
그리고 더 연습할 점을 이야기하면서 이랬습니다.
"잘해..."
그랬더니 짧게 대답하더군요.
"그럼 22만 원짜린데 잘해야지..."
에효...
아빠 생각을 그렇게 하다니...
그리고 오늘 집사람이 그러는데 아들 녀석 칭찬을 해주라더군요.
하루에 두 번이나 칭찬을 할 일이 드물기에 놀라서 뭐냐고 물었죠.
이야기를 들어보니 학교에서 힘센 몇몇 아이에게 괴롭힘을 당하고
심지어 맞아서 다친 아이의 엄마가 학교에 찾아왔다더군요.
결국 교실에서 담임 선생님이 엄마와 함께
교실에서 때린 아이와 그 상황을 목격한 학생을 찾았나 봅니다.
아이들이 모두 쉬쉬하며 모른척하고 있었는데
제 아들 녀석이 당당히 손을 들어 발표(?)를 했답니다.
누구누구가 다친 아이를 어떻게 때렸는지... 소상히요...
다친 아이 엄마가 전모를 알았다고 감격해하며
집사람과 아이에게 진심으로 고마워했답니다.
누구도 말하지 않고 있는데 사실을 밝혀줘서요.
평소에 제가 신고, 고발 잘하는데 배웠나 봅니다.
일단 칭찬을 해줬습니다.
정의롭지 못한 일이 있으면 당당하게 밝히는 것은 잘하는 것이라고요.
그런데 걱정이 좀 돼서 물었습니다.
"혹시 그 때린 아이가 너도 괴롭히면 어떡하지?"
그러자 아들 녀석이 하는 말이
"괜찮아. 걔랑 요즘은 친해. 오늘도 같이 놀았어..."
에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