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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언어 가운데 영어가 범람하는 까닭을 생각해 봤더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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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1-05 01:11:5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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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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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언어 가운데 영어가 범람하는 까닭을 생각해 봤더니 |
글쓴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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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준영 [가입일자 : 2004-02-07] |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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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래 들어, 외국어, 특히 영어 계통의 어휘가,
우리가 구사하는 말 가운데 아마 1/3은 될 겁니다.
제가 이같은 현상을 못마땅하게 생각하고, 우려하는 건,
제가 국가주의 내지 민족주의에 함몰되어서가 아니라,
(도리어 그 반대입니다)
언어를 어떻게 구사하는가가, 그 사람과 사회의 사유 체계, 논리성, 문화 등의 반영이며,
동시에 사유와 논리, 문화 등을 규정하기 때문입니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까, 역시 인터넷에 의한 세계화, 정확히 말해 미국화 때문입니다.
사람이 언어를 구사하는 습관을 가만히 관찰해 보면,
앞 사람이 썼던 어휘를 무의식중에 따라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게시판 덧글 등을 보면 단적으로 드러나죠.
즉, 굳이 영어를 쓸 필요가 없는 말인데도, 영어를 구사하는 악폐가 만연하는 까닭은,
인터넷 등의 매체에서 영어 어휘를 접하면, 그걸 부지불식간에 사용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보통의 사람들은, 언어적 자의식이 없기 때문에,
(언어, 문학, 철학 등의 훈련을 받은 사람이 아니고서야 어려운 일입니다)
영어 어휘를 다시 적확한 우리말로 번역하는 과정이 없게 되는 것이지요.
무의식 중에 받아들여 마구 구사한다는 건,
생각이 없다는 뜻이고,
결국, 미국적 세계화에 잠식되어, 망하는 길을 가는 것이고,
생각 없는 군중들에 의해 사회도 건강하지 않게 흘러갈 수밖에요.
예컨대, 제가 활동하는 시계 동호회를 보면, 가관입니다.
시계 태엽 감는 걸 '와인딩',
가품 시계를 '랩', 진품을 '젠',
평소 부담 없이 차고 다니는 시계는 '필드와치', 등등,
어느 분야나 그럴 겁니다. 오디오 쪽도 마찬가지지요.
예컨대, 굳이 '케이블'이라 할 필요가 없습니다.
'선'이라고 해도, 의미는 정확히 일치합니다.
패션 잡지 등은 더하지요.
경계가 애매한 예들도 있긴 한 것 같습니다.
'D/A 컨버터'의 '컨버터' 같은 말은, 거의 국제적으로 통용되고 있을 정도니…
('앰프', '플레이어' 정도 수준의 외래어로 받아들여도 좋다고 저는 판단합니다만)
하여간, 필요 이상으로 영어 계통의 어휘들을 마구 남용하고 있으니,
대단히 우려되고, 눈살이 찌푸려지는 게 솔직한 심정입니다.
인터넷 시대에, 미국의 힘이 막강하긴 막강한가 봅니다.
외국어를 쓸라 쳐도, 왜 하필 영어 일색인가?
EBS 교육방송의 강사들을 보면, 웃기지도 않습니다.
샤를 드골을 찰스 드골이라 읽지 않나,
적어도, 인문 계통 학과에서는,
불어, 독어 등을 읽는 방법이라도 가르쳐야 되지 않겠나,
딱하다는 생각도 들고, 그렇더군요.
죄다 영어 일색이고, 돈 안 되는 과목, 학과들은 없애고,
무식하고 천박하게 돌아가는 것 같아 씁쓸합니다.
제 과격한 글에 언짢으실 분들도 꽤 계실 듯합니다.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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