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마지막 밤.
비가 내립니다.
서울 하늘에.
집사람의 눈가에.
나의 가슴에.....
뜨거운 비가 내립니다.
2008년 10월.
거래하던 주 거래처의 부도로 받아 놓은 어음은 휴지조각이 되었습니다.
10년 같던 1년이 지났네요.
나름 열심히 일하며 살았습니다.
일주일에 4일을 꼬박 뜬 눈으로 보내면서도
동터오는 서울의 갓밝이도 이렇게 아름답구나
감탄하며 아침을 맞곤 했습니다.
10월의 마지막 날.
그간 일했던 사무실을 정리했습니다.
쳔여만원 들여 장만했던 집기들을 재활용으로 내 보내고
제 수중에 들어온 돈 십칠만원.
허탈한 마음....
집시람에게 그 돈을 건넸습니다.
돌아서서 말이 없더니 이내 휴지로 눈물을 훔칩니다.
살면서 힘들고 괴로운 일들 정말 많이 겪었지만....
집사람의 그 말없는 눈물을 보며
그래도 웃었습니다.
더 열심히 살자며 위로도 했습니다.
그렇게 달래며 사무실을 정리하고
집으로 왔습니다.
10월의 마지막 밤 이제는 조용한 시간.
아이들도 집사람도 모두 잠든 시간.
혼자 소줏잔 기울이며 지난 시간을 돌아 봅니다.
힘든 시절입니다.
대한민국 모든 가장들 힘내서 화이팅 하자구요.
10월의 마지막 밤을 보내며
잠시 사치에 젖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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